“직접 부딪히고 일해보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알게 됐어요.”
진로 강사로 활동하던 최모(23) 씨는 정작 자신의 진로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다 한 게임업체의 마케팅 인턴직에 지원해 활동하면서 자신이 미래에 관한 답을 찾았다.
단순 체험이나 단기 아르바이트가 아닌 기업의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돼 일해보는 ‘서울 청년 예비인턴’ 사업이 최 씨를 포함한 청년 120명에게 첫 경력을 만들어주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는 27일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첫 사회 경험을 마친 예비인턴의 성장 경험을 나누는 성과공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서울 청년 예비인턴 사업은 입사 지원 때 직무 경험 여부를 물어보지만 일을 해볼 기회를 얻지 못해 지원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지난해 시작했다. 올해는 120명 모집에 1077명이 지원해 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업들은 신규 채용 시 직무 관련 실무 경험을 중요하게 보고, 채용 공고의 상당수도 경력직 중심”이라며 “졸업 전 실질적인 직무 경험을 쌓기 어려웠던 청년을 위한 정책적 해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7월 선발된 예비인턴 120명은 라인게임즈, 서울교통공사, 오비맥주, 쿠팡풀필먼트 등 52개 기업의 9개 직무 분야에 배치돼 8월부터 4개월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참가 인턴 다수는 프로그램에 만족했다. 조모(24) 씨는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었지만 패션회사에서 마케팅 활동을 경험하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그는 “이제 더는 방황하지 않는다. 정말로 ‘내 일’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업 담당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들은 “예비인턴 덕분에 정체된 조직에 활기가 돌았다”거나 “대학생임에도 충분한 준비가 돼있어 가능하다면 바로 함께 일하고 싶을 정도”라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시는 예비인턴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서울 영커리언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청년을 의미하는 영(young)과 경력(career), 경험(experience)의 합성어인 영커리언스 사업은 재학 때부터 진로 탐색과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인턴십 통합 플랫폼이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경험의 문턱을 낮춰 첫 경력을 만드는 게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청년 정책 중 하나”라며 “내년부터는 서울 청년을 위한 ‘서울 영커리언스’ 추진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