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9명의 사상자가 나온 지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이번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 화재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폐쇄나 해체를 앞둔 화력발전소에서 사고가 잇따르면서 발전소 현장 안전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발전소 후문 쪽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은 현장에 인력 7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했다. 불길은 화재 발생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잡혔다. 현재까지 추가 폭발 우려나 연소 확대 위험은 없는 것으로 소방 당국은 파악했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자 2명이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근로자들 역시 자력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석탄가스화 복합발전설비(IGCC) 건물 1층에서 열교환기 버너 교체 작업 도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IGCC는 석탄을 고압 연소시켜 얻은 합성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다.
태안화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1월에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IGCC에서 불이 난 바 있다. 당시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화재를 진압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는 아니지만 올 6월 2차 하청 노동자 김충현 씨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10월 고용노동부는 태안화력 근로 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사업장 전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건수가 1084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노후 화력발전소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안전관리 부실 문제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가 나 근로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타워를 철거할 때 목표한 방향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을 미리 잘라두는 작업인 ‘사전 취약화’가 위에서부터 아래가 아닌 아래나 중간 부분부터 진행되는 등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라고 보고 있다. 태안화력 역시 이달 내 1호기 폐쇄를 앞두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