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동구 명일동이 노후 아파트들의 잇따른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총 1만 가구 규모의 주거타운 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고덕현대와 명일신동아 아파트에 이어 삼익그린맨션2차 등 4개 단지가 정비계획 수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신축 단지 준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명일동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있는 둔촌동, 고덕그라시움 등이 들어선 고덕동과 함께 강동구의 대표 주거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6일 서울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고덕주공9, 명일 한양, 우성 등 4개 단지의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안건이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강동구청은 올해 삼익그린맨션2차(5~6월), 고덕주공9(10월), 명일 한양(10월)의 정비계획 결정안 공람을 진행했다. 또 이달 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우성의 정비계획안을 공람한다. 정비계획안이 공람에 이어 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하면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삼익그린맨션2차는 1983년 12월 용적률 171%의 최고 15층 2400가구 규모로 준공됐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 300%, 최고 40층, 3353가구 규모의 대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아파트지구의 개발기본계획을 정비계획에 준하는 조건으로 인정하는 옛 주택건설촉진법 규정을 근거로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조합은 10월 말 서울시에 도시계획위 심의 상정을 요청하고 정비계획안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람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고덕주공9 아파트는 최고 49층 1816가구, 명일한양은 최고 49층 1160가구, 우성은 최고 49층 999가구로 각각 재건축이 계획돼 있다.
이 같은 재건축 추진 시동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에 삼익그린맨션2차 전용면적 84㎡ 매매 가격은 9월 27일 19억 6000만 원의 신고가로 거래돼 올해 2월 14억 원대에서 5억 원 올랐다. 인접 단지인 삼익그린맨션1차 재건축으로 2019년 6월 준공된 래미안솔베뉴의 동일 주택형 매매 가격이 9월 27일 신고가인 22억 원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시세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명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0·15 대책 발표 후 삼익그린맨션2차 등 재건축 단지들은 매물이 많지 않고 매매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수자들은 규제의 영향으로 시세 하락을 기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고 호가를 낮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덕현대는 최고 49층 952가구, 명일신동아는 최고 49층 947가구로 각각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이 올해 7월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해 확정됐다.
삼익맨션은 2021년 7월 재건축 조합 설립에 이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삼익맨션 재건축 조합은 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된 1개 동 주민들이 분담금 등의 문제로 반발하면서 해당 동을 분리한 정비계획 변경에 나섰다. 지상 39층 999가구를 조성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내년 상반기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사업시행인가를 추진한다.
이들 단지는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서울시의 정책인 ‘신속통합기획 2.0’ 적용에 따라 현재 가장 사업 단계가 앞선 삼익맨션을 시작으로 이르면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준공될 전망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1만여 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들로 탈바꿈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명일동 노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이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수요와 함께 인근 둔촌동, 고덕동의 재건축으로 조성된 단지들의 시세 상승에 힘입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명일동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명일·고덕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배재중·고교 등 명문 학교와 함께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주거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며 “재건축 사업 완료 후 시세가 고덕동 단지들을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