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다니는 30대 중반 여성 A씨가 결혼 생활 5년 동안 남편의 돌발 퇴사와 음주 뺑소니 사고 등을 홀로 감당해왔으나 오히려 남편이 이혼 소송을 제기해 법률 상담에 나섰다.
18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는 외벌이 가장으로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남편은 결혼 전 안정적인 공무원이었으나 결혼 3개월 만에 A씨와 상의 없이 사표를 냈다. 작가의 꿈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이유였다. A씨는 남편의 꿈을 응원했지만 남편은 글이 써지지 않는다며 음주에 빠졌고, A씨가 퇴근 후 집안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A씨가 남편에게 한마디 하면 "네가 잔소리해서 글이 안 써지는 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상황은 몇 달 전 악화됐다. 남편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뺑소니 사고를 내 구속됐다. A씨가 급히 구치소로 달려가자 남편은 운이 없었다며 뻔뻔하게 굴었다. A씨는 "참았던 울분이 터져 모진 말을 쏟아냈다"면서도 "가정을 지키고 싶어 피해자를 찾아가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고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주면서 남편을 빼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남편에게 "술을 끊고 글이 정 안 써지면 다시 일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이에 남편은 "네가 통제하고 가스라이팅을 해서 숨이 막혀"라고 하며 그날 바로 집을 나갔다. 남편은 이후 연락을 끊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며 A씨 재산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배신감과 허탈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대응 방법을 물었다.
박선아 변호사는 "남편이 주장하는 A씨의 폭언이나 가스라이팅은 민법상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A씨가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남편의 이혼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A씨가 이혼을 청구할 경우 남편의 장기간 무직 또는 부양·협조 의무 위반 등이 오히려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산 분할의 경우 남편의 기여도가 낮아 A씨가 훨씬 유리하게 기여도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