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많은 응원을 받았던 개그우먼 박미선이 블루베리 농축액 건강식품 공동구매(공구)에 나섰다가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올렸다. 유방암 환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제품이 병을 악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블루베리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대표적인 ‘슈퍼푸드’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호르몬과 연관된 유방암의 경우, 환우들 사이에서는 베리류를 주의해야 할 식품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는 의료진과 상의한 뒤 소량 섭취는 가능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암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은 블루베리 자체보다 ‘블루베리즙(농축액)’이라는 섭취 형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암치료 중에는 즙이나 엑기스처럼 성분이 농축된 건강식품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항암제는 간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간 기능에 부담을 주는데, 이 때문에 치료 중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간 수치를 면밀히 관찰한다. 이 시기에 환자가 임의로 한약이나 건강식품을 병행할 경우, 간 기능 악화는 물론 항암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항암치료 중에는 인삼·산삼 엑기스, 케일·돌미나리 녹즙, 붕어·잉어·장어 달인 물, 동충하초, 노니주스 등 농축 형태의 건강식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가 많다.
면역력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암 환자는 반복적인 항암치료 과정에서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호중구는 백혈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세균 감염에 대응하는 핵심 면역 세포로, 면역력의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호중구 수치가 낮은 상태에서는 음식이나 건강식품으로 인한 부작용은 물론 감염 위험도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편 박미선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블루베리 농축액 판매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유방암 환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응원해왔는데 갑작스러운 공구에 배신감이 든다”, “몇 년간 먹어본 것도 아닐 텐데 왜 하필 당도 있는 즙을 골랐느냐”는 반응이 잇따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씨는 “좋은 음식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며 사과했지만, 암 투병 경험이 상업적 홍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추천이나 공동구매라는 이유만으로 건강식품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항암치료 중인 환자의 경우 치료 단계와 간 기능 상태,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섭취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건강식품을 섭취하기 전 반드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