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공행진했던 인도 증시가 올해는 글로벌 증시 랠리에 올라타지 못하고 저조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인도 간 관세 협상 진전을 전제로 내년부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인도의 대표 주가 지수 센섹스30은 올 들어 이달 26일까지 약 8.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상승률인 29.9%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만약 지난해 9월 인도 증시에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약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본전을 회복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때 ‘넥스트차이나’라 불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인도 증시가 올 저조한 성과를 낸 건 미국과의 관세 분쟁이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미국은 8월 인도에 총 50%(상호관세 25%+러시아산 원유 수입 관련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추가 무역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에 올 10월 인도의 무역 적자는 416억 달러(약 60조 원)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루피화 약세가 심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이어졌다. 여기에 정보기술(IT) 비중이 낮고 금융·자유소비재 비중이 높은 인도 산업 구조 특성상 인공지능(AI) 모멘텀 주도의 글로벌 랠리 훈풍도 비껴갔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인도 증시가 추세적 하락을 맞기보단 현재 형성된 저점을 딛고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도 이달 19일 기준 외환보유고는 약 6890억 달러(약 995조 원)로 유지되고 있고 오히려 내수 자금이 시장 기반을 유지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인도 관세 협상 진전 시 인도 증시는 저점 통과 후 자산 재배분 대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ETF 기반 베타 투자(시장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는 전략) 활용이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 50’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이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 상품이다. 루피화 약세가 완화할 것이라 본다면 미국에 상장된 인도 ETF 중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iShares MSCI India ETF)’에 투자하는 자산 배분 전략도 유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