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복제약 출시 반년에도…'카나브' 매출 되레 뛰었다

보령, 11월 점유율 99.7% 달해

올해 처방액 5.7% 늘어 1768억

복합제 확대도 경쟁력 강화 한몫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 사진 제공=보령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 사진 제공=보령




국내 첫 고혈압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가 올 하반기 제네릭 출시 이후에도 90% 이상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집계 기준 피마사르탄 성분의 단일제·복합제 가운데 카나브 제품군의 점유율은 99.7%로 집계됐다. 카나브 단일제는 11월 한 달 동안만 57억 원어치 처방됐다. 카나브는 보령(003850)이 개발해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은 국산 15호 신약이다. 2023년 2월 물질특허 만료에 따라 알리코제약(260660) ‘알카나’, 동국제약(086450) ‘피마모노’, 대웅바이오 ‘카나덴’, 한국프라임제약 ‘피마솔로’, 휴텍스 ‘휴나브’ 등 제네릭 5종이 7월 1일 나란히 출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릭이 출시된지 6개월 가까이 됐지만 급격한 매출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네릭 5종의 점유율이 0.3%로 비교할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피마사르탄에 다른 고혈압 성분을 합친 복합제의 가세로 카나브 제품군의 처방액은 매년 증가세로 지속 중이다. 카나브 단일제와 복합제를 합친 일명 ‘카나브 패밀리’의 올 1~11월 누적 처방액은 17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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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제네릭이 마주하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대체로 약가에 큰 차이가 없으면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그대로 투약하려는 경향이 짙다. 제네릭이 좀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해도 오리지널 의약품이 특허 독점기간 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들은 다른 성분을 합쳐서 치료효과·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이나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출시해 특허만료에 대응하고 있다. 보령은 2016년 카나브에 카나브에 암로디핀을 추가한 2제 복합제 '듀카브'를 시작으로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을 합친 '투베로', 이들 성분을 한알에 담은 3제 복합제 '듀카로' 등 총 7종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제네릭 출시를 늦추기 위한 특허 방어 노력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현재 ‘카나브’ 제네릭은 고혈압 치료제로 처방이 가능하지만 또 다른 적응증인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병성 신장질환에는 사용할 수 없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 특허가 2036년에야 종료되기 때문이다. 제네릭이 이 적응증으로 영업할 경우 소송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복제약 출시 반년에도…'카나브' 매출 되레 뛰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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