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지하철 338개 역 전체에 지상 입구부터 승강장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29일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에서 '전역사 1역사 1동선 확보 기념식'을 열었다. 1역사 1동선이란 교통약자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타인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시설이 낡고 시공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상과 승강장을 잇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사가 일부 있었으나 2021년부터 집중 투자를 한 결과 이번 까치산역을 끝으로 1역사 1동선이 모두 확보됐다.
앞서 서울시는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2개정된 이후 2007년 '지하철 이동편의시설 확충 종합계획'을 수립해 기존 역사를 포함해 역사별 지상과 승강장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정책 기틀을 만들었다. 이어 2008년부터 올해까지 약 18년간 79개 역을 대상으로 1751억원을 투입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까치산역은 추진이 가장 어려웠던 역사 중 하나다. 사유지 저촉, 지상부 공간 협소, 암반인 극경암 발견 등 공사 과정 중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와 교통공사는 양측 외벽을 'ㄷ' 자로 굴착해 연결하는 특수공법을 도입하고, 인접 엘리베이터를 토사와 암반 반출구로 활용해 극복했다. 그 결과 내부 대합실(B1)에서 승강장(B5)으로 바로 연결하는 국내 지하철 최초 사례가 됐다.
시는 향후 '전 역사 10분 내 환승'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2·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환승할 때 최대 35분이 걸린다면, 앞으로는 환승 통로를 거쳐 10분대로 승강장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해당 역사는 노원, 건대입구, 교대역, 대림, 디지털미디어시티, 신당, 불광, 온수, 석계, 가산디지털단지, 고속터미널, 신설동, 이수역 등 13개다.
이 역을 대상으로 내부 환승 통로·엘리베이터 설치, 서울동행맵 맞춤형 내비게이션 제공 등을 추진한다. 교통약자 환승 시간은 평균 23.3분에서 9.8분으로 13.5분(57.9%) 감소하고 비교통약자 환승 시간은 평균 7.8분에서 4.3분으로 3.5분(44.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은 그동안의 시민 목소리와 요구에 정책으로 답한 서울 지하철 50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뜻 깊은 날"이라며 "이동은 선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는 권리로, 서울 지하철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성을 갖추며 또 하나의 '약자와의 동행'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