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원오 "오세훈, 디테일 부족…세금 아깝지 않은 서울 돼야" [지방선거 뛰는 사람들]

정원오 성동구청장 일문일답

吳시장에 "세금 아까운 정책 펼 때 실망"

"李 SNS 반향 놀라워…여론 사뭇 달라"

"당내 경선, 특별히 불리하진 않을 듯"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공약 및 주요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공약 및 주요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서울시의 주택 공급 문제 해결책으로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상향을 해주는 대신 기부채납을 집으로 받고, 이렇게 받은 아파트를 공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유력 출마 후보로 꼽히는 정 구청장은 현역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일에 있어서 디테일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택 문제 해법은) 삶의 공간으로서 집을 원하는 분이 있고, 여기에 더해 자산으로 생각하는 분들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나눠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은 ‘영끌’”이라며 “지분 적립형 주택이나 공공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등의 방식을 도입한다면 지분으로 투자하면서 집 없이도 자산 가치를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선거 활동에 나설 수 없는 현직 구청장 신분인 까닭이기도 하지만 구민들과의 약속이 남은 만큼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일차적으로는 성동구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그 뒤에 다음 행보를 고민하겠다”며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이 남았다. 만약 어떤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성동구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인 내년 3월 5일이다.

최근 정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나보다 나은 것 같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글을 게시해 화제에 올랐다. 그는 이 대통령의 복심을 묻는 질문에 “벽오동 심은 뜻을 누가 알겠냐”면서도 “일상적으로 하는 얘기였다고 생각하지만 반향이 엄청나 좀 놀랍기는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서울을 인공지능(AI)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장과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공약 및 주요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공약 및 주요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


정 구청장이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시정을 맡게 될 경우 가장 이루고 싶은 ‘1호 정책’에 대해서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이라고 했다. 그는 “공직 선출자와 시민의 계약이라는 것은 ‘내가 세금을 낼 테니 내 세금이 아깝지 않게 써달라’ 아니겠나”라며 “엉뚱한 일을 하기 때문에 세금이 아까운 거다.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다음으로는 서울의 비전에 대한 것인데, ‘글로벌 도시 G2(주요 2개 도시) 서울’”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G2(주요 2개국)가 되기는 어렵지만 도시로서 서울은 가능한 일”이라며 “아시아가 서울을 중심으로 경제·문화 등 다방면의 흐름이 형성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역인 오 시장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며 “일하는 부분에서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정책들을 펴실 때 좀 실망스럽다”며 “남산 곤돌라를 추진하다가 재판에 지고 마포구 신설 소각장 입지 취소소송에서도 졌다. 이러면 주민들이 불안하고 허탈해진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강버스에 대해서는 “안전에 대한 검토가 가장 먼저고 안전하지 않다면 중단해야 한다”며 “안전하다고 해도 교통용은 어차피 안 된다. 관광용일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민과 직접 문자로 소통하는 자신만의 강점은 향후 서울시장 등 더 큰 자리로 옮기더라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AI를 활용해서 들어오는 문자를 주제별로 정리하면 훨씬 빨리 읽고 답할 수 있다”며 “제가 민심을 읽는 척도이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기세가 심상치 않다. 변화를 체감하나.

△주민들의 관심이 훨씬 높아진 걸 보면서 느낀다. 성동구를 벗어난 곳에서도 들리는 여론이 사뭇 다르다.

-기대치가 높아진 이유를 어떻게 해석하나.

△원래부터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라갔던 기대치가 지금은 더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느낀다.

-시장 출마를 한다는 전제 하에,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계획하고 있나.

△출마 선언을 말로 했을 때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현직 구청장으로서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긴다.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 출마 선언보다는 출마를 보여주는 행동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그리고 나에게는 성동구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다. 사업이야 예산안이 다 심의됐으니 지나가겠지만 폭설, 혹한기 등 등한시할 수 없는 안전 문제가 있지 않나. 1차적으로 현재 성동구청장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나서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어떤 게 더 중요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되는지 생각했을 때 그런 책임감이 있다.

-출마 세레모니는 사퇴 시한 쯤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나.

△사퇴 시한이 아직 다섯 달이나 넘게 남았다. 3월 4일쯤이니 가급적이면 (시한에) 맞추려고 하는데, 상황에 따라서 유동성은 있을 것이다. 특히 중요한 건 성동구민들의 동의와 양해다.

-당내 경선을 이겨야 본선도 갈 수 있다. 원외에 있다 보니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불리한 점이 있지 않나.

△어떤 점이 불리한가. (의원들의 표심) 그런 지점은 극복될 거라고 본다. 서울 지역 의원과 친분 관계도 있고, 특별히 불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을 가정하고 질문하겠다.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면 1호 정책은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나.

△서울시민의 입장으로 보면,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이 첫 번째가 돼야 된다. 누구나 ‘내가 세금 낼 테니, 내 세금이 아깝지 않게 써다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세금이 왜 아깝나. 원하는 거 안 하고 엉뚱한 걸 하니까 아깝다. 그러니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해 달라는 취지다. 행정이 하고 싶은 일, 시장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고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게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통, 주거, 생활 밀착 행정 정책들이 나올 수 있다.

두 번째는 서울시의 목표를 시민과 공유해야 한다. 목표라면 ‘글로벌 G2 도시’ 서울이다. 서양은 뉴욕을 중심으로 도시와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동양은 서울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와 문화의 흐름이 형성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국가로서 G2가 되기는 어렵지만, 도시로서 서울이 세계 G2가 되는 것은 가능하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시민과 서울시가 공유해야 한다.

마치 내가 성수동에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처럼, 성수동은 브루클린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주민들에게도 너무 쉽지 않나. 공동의 목표를 갖고 뛰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말을 안 붙이고 성수동 자체로도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가 된 거다. 올 하반기 카드 외국인 카드 매출을 조사해 봤더니 4분의 1을 성수동에서 쓰고 갔다. 우리나라의 세계적 브랜드가 된 건데 그 브랜드를 처음 만들 때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

그래서 서울도 그런 공동의 목표가 필요한데, 내가 제안하는 목표는 글로벌 G2 도시 서울이다. 명확하지 않나. 글로벌 G2가 되기 위해서는 북경, 동경, 상해, 싱가포르와 경쟁해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이 부족하고 강점인지 정리되면 예산과 시민 역량, 기업 역량을 그 부분에 집중해서 쓸 수 있다.

-성수동이 가장 훌륭한 업적 중 하나다. 서울 전체에서 제2의 성수나 제2의 브루클린이 될 만한 곳으로 눈여겨본 곳이 있나.

△모든 곳이 가능하다. 모든 낙후된 곳이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잘 살펴보면 그곳만의 새싹들이 보인다. 그런 싹을 잘 관찰해서 잘 자랄 수 있게 제도적, 예산적 뒷받침을 하면 성수동처럼 클 수 있다. 싹이 무엇인지는 동네마다 다를 거다. 동네의 특성에 맞고 역사에 맞는 것을 잘 찾으면 된다.

소위 말해서 낙후된 곳, 발전이 필요한 곳은 다 가능성이 있고 낙후되지 않아도 가능성이 있다. ‘이곳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지만 있다면, 잘 관찰해 맹아를 찾아서 지원해 주면 성과가 나올 수 있다. 그건 확신한다.

-이미 발달된 곳보다 낙후된 쪽을 끌어올리는 쪽에 좀 더 관심이 있는 건가.

△다 해야 한다. 발달한 데는 발달한대로 가게 하고 낙후된 데는 낙후된대로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되고. 이건 시에서 전체를 다 하지 못한다. 각 구에 지원해주고, 격려도 하고, 한편으로는 약간의 경쟁도 시켜야 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5.12.23


-서울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부동산 문제가 꼽힌다. 주택 공급에 대한 구상은.



△삶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그 기능을 제공해 주면 된다. 그런데 집을 삶의 공간이자 자산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한쪽만 고민할 수는 없으니 삶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해서 제공해 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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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자산으로 생각하는 분들에는 두 부류가 있다. 현금 여력이 있어서 집만 있으면 살 수 있는 분들에게는 계속 공급만 해주면 된다. 그런데 물려받은 게 없고, 전문직이라 소득은 높아서 서울에 집을 사고 싶은 분들이 있다. 예컨대 10억짜리 집이 있는데 5억은 전세로 하고, 5억은 융자로 해서 사야 할 상황이라고 하자. 이분들에게 집값이 오르는 건 엄청난 공포다. 이런 경우는 집값이 오르는 공포를 해소해 주면 영끌 같은 걸 하지 않을 거다. 보통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은 영끌이다. 집값이 팍팍 올라가면 더 오르기 전에 사겠다고 영끌을 하는 건데, 그건 이 자산이 오를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산이 10억에서 20억으로 오르면, 내 5억 전세가 갑자기 반값으로 떨어지는 것이지 않나. 그 돈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예를 들면 지분 적립형 주택이나 공공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을 도입한다면 그런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거다. 그런 도전들이 필요하다.

-실현하기 위해서는 추가 주택 공급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일단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기존에 있는 주택들을 매입해서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용적률 상향을 좀 더 해주고 기부채납을 집으로 받는 거다. 그렇게 받은 아파트를 공급하면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으로 볼 때 몇 점인가.

△점수로 평가하기는 좀 그렇다. 어쨌든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 열심히 하고 계시지만 간혹 그런 측면들이 있다. 그래서 시민들의 실망감이 조금 나타나는 것 같다.

-실망감의 원인은 어디서 찾나.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정책들을 펴실 때 그런 것 같다. 한강버스도 그렇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남산 곤돌라를 추진하다가 재판에 지고, 마포구 신설 소각장도 입지 취소 소송에서 졌다. 이러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뭐지?’ 이렇게 불안하고 허탈해진다. 그런데 그에 대한 대응도 없을 때 실망스럽다. 이건 일에 대한 실망감이다. 일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신 것 같다. 예를 들면 재판에 져버린다는 건 디테일이 안 된다는 것 아닌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민들께서 실망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최근 오 시장이 정 구청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 시장도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하면서 시민들께 상당한 안정감을 준 측면은 정말 잘하신 거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확고하게 보여주신 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많은 안도감을 가졌다. 그런 부분은 높이 산다.

-최근 강북횡단 지하도로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는 가운데 지하도로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렇다. 도시의 어떤 구간을 단절시키는 건 철도든, 지상 고가든 다 안 좋다. 도시는 장기적으로는 다 지하로 들어가야 한다. 도시가 서로 연결되는 것, 도시의 단절을 막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지상철, 지상에서 가로막고 있는 도로들은 지하로 넣어야 한다는 거다. 그건 이미 민주당의 오랜 공약이기도 하고 여야를 막론한 공약이다.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전체적으로 우선순위는 봐야 한다. 이게 더 우선인지 아니면 강북횡단전철 같은 지하철이 더 우선인지, 그것도 아니면 트램 같은 신교통수단 도입이 더 중요한지. 이런 것들은 시민, 전문가들과 함께 의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오 시장이 추진한 사업 중 ‘내가 했으면 이렇게 해볼 수 있었겠다’ 생각하는 게 있나.

△다 있다. 예컨대 종로 같은 경우는 개발도 하고 보존도 할 수 있었다.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면 되는데 그걸 너무 등한시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절차인데 그런 디테일을 놓치니까 결국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거다. 사실 초기에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 개발 토지 소유자들, 인근 주민들, 서울시까지 해서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조정하면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도 건물 하나 지을 때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를 한다. 갈등이 첨예하면 풀어줄 도구가 필요하니 그 제도를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전문가들이 해결책을 주는 거다.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올해 4월 권고했으니 그때 했으면 지금 마무리 단계까지 갈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첫 단추도 못 끼고 있다.

두 번째는 ‘감사의 정원’이다. 꼭 하고 싶다면 전쟁기념관 같은 곳이 딱 맞으니 거기 세우면 된다. 이렇게 디테일이 부족하고 신념이 너무 강하면 위험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빛나는 곳이 있고, 빛이 안 나는 곳이 있다. 그걸 조금 더 챙기면 훨씬 빛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만약 서울시장이 되면 한강버스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안전에 대한 검토가 먼저다. 안전하지 않으면 시작하면 안 되는데, 그게 너무 아쉽다. 안전이라는 디테일을 못 챙기신 거다.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했지만 서울시는 자신 있게 안전하다고 했다. 그런데 안전하지 않다면 사업은 일단 중단해야 된다. 안전이 담보가 안 되면 진도 못 나간다. 안전이 담보되면 그 다음부터는 손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되는데, 그게 관광용인 것 같다. 교통용은 어차피 안 되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도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렇지만, 일 잘하는 사람은 디테일에 약할 수가 없다. 디테일이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건 이미지밖에 없는 거다.

-구민들과 문자로 소통하는 업무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만약 서울시장이 돼도 이런 업무 방식을 이어갈 생각인가.

△그건 변하지 않는다. 임금들도 직접 상소문 다 읽고 답했는데 시장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시민과 사안이 늘어나는 만큼 직원 수도 늘어나고, 기술도 늘어나고, 권한도 많아지니 구조는 똑같다. 구청장을 하다가 구청 국장 한다고 개인 일이 줄지는 않는다. 구청장 하다가 시장 한다고 개인 일이 특별히 늘겠나. 직원이 그만큼 늘고, 기술도 늘고 권한도 많으니 훨씬 더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문자 소통도 계속할 거지만, 지금처럼 하진 못할 거다. 처음에 하루에 서너 건 왔을 때는 직접 다 답을 했다. 그런데 코로나 시기에 100건씩 오기 시작해서 내가 구두로 지시하고, 직원들이 답장을 하도록 했다. 시장이 된다면 문자가 엄청 많을 테니 AI를 통해 정리해야 한다. 지금은 하루에 30~40건 정도니 내가 다 읽고 답을 정리해서 직원들한테 넘길 수 있는데, 300~400건이 되면 AI를 이용해 주제별로 쭉 정리하면 훨씬 빨리 읽을 수 있을 거다. 단순한 것들은 바로바로 답할 수 있게 될 거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민심을 읽는 척도고, 주민들의 제안을 읽는 척도니 다 할 생각이다. 다만 AI의 도움을 받아서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거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서 정 구청장을 언급한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명심’이 향했다고 보나.

△벽오동 심은 뜻을 누가 알겠나. 일상적으로 하시는 이야기였는데 반향이 엄청난 걸 보니 상당히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장이 되면 국무회의도 유일하게 참석하는 지자체장이 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면서 함께 이루고 싶은 바가 있다면.

△서울이 G2로 가려면 AI 산업 재편에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AI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아시아의 AI 수도는 굉장한 의미가 있다. 옛날로 치면 전기가 새로 들어오고 나서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으로, AI 산업혁명기다. AI가 들어오며 모든 게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수도 역할을 하겠다는 거고, 서울이 그걸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고 서울과 경기, 인천, 지방이 각각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긴밀한 파트너십이 없으면 안 된다. 협력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G2를 이야기하는데, 서울시는 어떤 측면에서 가장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서울은 인적 자본 중심으로 가야 한다. 서울에 공장을 짓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물론 스마트 팩토리가 있지만 그걸로는 안 된다. 그러려면 AI 산업 재편기 때 IT 분야도 있을 수 있고, 바이오나 의료 분야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 문화 콘텐츠 산업, R&D, 핀테크와 금융도 기본적으로 서울의 중심 산업이 돼야 한다.

그리고 컬처 콘텐츠 쪽이 지금 각광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산업을 다 못 먹고 있는 건 아레나(공연장) 등 시설이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 더 지을 필요가 있고, 창작과 창업을 후원할 필요가 있다. R&D 분야는 대학들이 서울의 중심이니 대학 연계 사업, 기업 연계 사업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거다.

대신 행정 기능은 빠질 수 있지 않나. ‘5극 3특’ 전략에 따라 행정은 충청권으로 가는 구조 하에서 금융과 문화는 서울이 딱 치고 가야 한다.

정원오 "오세훈, 디테일 부족…세금 아깝지 않은 서울 돼야" [지방선거 뛰는 사람들]


도혜원 기자·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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