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인 위협하는 소화기암 예방의 열쇠…‘위·대장 속 미생물’에 숨어있었다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한양대 바이오신약융합학부 연구진

위장관 전체서 미생물·줄기세포 간 상호작용 메커니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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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위부터 소장·대장까지 위장관 전체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대사산물을 통해 줄기세포와 상호작용을 하며 소화기암 등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기전을 밝혀냈다.



남기택 연세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와 정행등 한양대 ERICA 바이오신약융합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위장관 전체에서 이뤄지는 장내 미생물과 조직 줄기세포 간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국제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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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택(왼쪽)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교수, 정행등 한양대 ERICA 바이오신약융합학부 교수. 사진 제공=각 기관남기택(왼쪽)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교수, 정행등 한양대 ERICA 바이오신약융합학부 교수. 사진 제공=각 기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위장관 내부에는 체내 미생물의 약 90%가 공생하며 거대한 생태계를 구성한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체계와 대사, 신경 기능 등을 조절해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위장관 점막에 있는 조직특이 줄기세포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속적인 재생 작용을 정교하게 조절한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이 다양한 대사산물을 통해 숙주의 줄기세포와 직접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위장관 점막 등의 조직 재생 작용을 정교하게 조절하고 질병, 특히 암 발생 과정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다만 기존 연구들은 미생물이 풍부한 대장에 집중돼 있었다. 강한 산성 환경으로 인해 미생물이 적다고 알려진 위를 포함해 위장관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기전 연구는 부족했던 실정이다.

연구진은 위장관 전체에서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이 줄기세포의 휴지기, 증식, 분화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우선 장내 미생물과 줄기세포의 상호작용에선 미생물이 생성하는 단쇄지방산, 트립토판 유래 인돌, 숙식산, 2차 담즙산 등 대사산물이 줄기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신호 전달체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미생물 대사산물과 줄기세포의 상호작용을 규명했다.

소장, 대장 등 위장관 부위별 조절 기전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위에서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부티레이트가 GPR43 수용체를 통해 일종의 예비 줄기세포인 위 주세포의 휴지기 상태를 유지하고, 비정상적인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암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소장과 대장에선 미생물 대사산물이 상피세포뿐 아니라 파네스 세포, 면역세포(ILC3) 등 줄기세포 주변의 니치 환경을 조절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줄기세포의 활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경로를 규명했다. 또 동일한 대사산물이라도 농도나 작용하는 세포의 상태에 따라 조직 재생을 돕거나 반대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향후 미생물 기반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기준들을 제시했다. 짧은사슬 지방산인 부티레이트가 정상 대장세포와 암세포에 대해 상반된 효과를 나타내는 현상인 ‘부티레이트 역설’과 같은 양면성을 심도 있게 분석해 소화기암 예방의 단서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장관 내 미생물과 줄기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했던 위 분야의 학문적 이해를 한 단계 넓힐 수 있었다”며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암 발생이 미생물 불균형, 특정 대사산물 신호 전달 이상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유익균이나 미생물 유래 대사물질을 활용한 점막 재생 및 암 줄기세포 표적 치료 전략 개발의 이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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