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이 5년 만에 재개된다. 105층 1개 동에서 49층 3개 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대신 공공기여분을 2336억 원 늘리는 방향으로 서울시와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다. GBC는 상반기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31년 말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의 변경 제안으로 시작된 GBC 사업 추가협상을 지난해 12월 30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과 105층 높이 1개 동 대신 49층(242m) 규모 세 쌍둥이 빌딩이 7만 9341㎡ 규모 옛 한전 부지에 들어선다. 오피스와 호텔을 비롯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장 등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타워동 최상층부에는 한강과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공간을 설치한다. 타워 사이에는 서울광장 2배 규모 녹지도 조성해 서울을 대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문화 중심지’로 새롭게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신 공공기여 총액은 1조 7491억 원에서 1조 9827억 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으로 계획했던 105층 전망대 등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존에 서울시가 감면해 준 2336억 원을 전액 공공기여로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개로 전시장, 공연장, 전망공간 등 공공시설을 규모 있게 설치하고 일부 교통개선대책도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영동대로변 전면부에는 전시장 및 공연장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아울러 전시장과 공연장을 포함한 저층부(40m) 옥상에는 약 1만 5000㎡의 대규모 정원을 조성해 도심 속 휴식 공간을 확보한다.
전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 과학관 등과 협업해 기초과학 중심의 체험형 전시 콘텐츠를 선보이는 동시에 다양한 전시·회의 장소로도 복합 활용될 전망이다. 1800석 규모 공연장은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서울의 문화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타워동 최상층부에는 전망공간을 설치하여 시민들이 한강·탄천·강남 도심을 비롯한 서울의 주요 명소들을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지상에서 전망 공간까지 직통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망 공간 내부에는 식당·카페 등 편의시설을 함께 조성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GBC 중앙에는 서울광장(1만 3027㎡)보다 더 넓은 1만 4000㎡의 대규모 ‘도심숲’도 들어선다. 연결된 영동대로 상부 지상광장(1만 3780㎡)과 합하면 강남 도심권에 서울광장 2배 규모의 시민 녹지공간이 확보되는 셈이다. 도심숲 지하에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와 연계되는 복합 소비·문화공간인 ‘그레이트 코트'를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교통개선대책인 삼성역 확장, 버스환승센터 설치 등에 더해 국제교류복합지구 도로개선사업 일부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GBC 공공기여금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인프라 구축과 지역 일대 교통체증 개선을 위한 도로사업, 한강·탄천 수변공간 조성 등에 활발히 사용 중이다.
서울시는 이번 추가협상 결과를 반영해 공공기여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장기간 사업 지체로 인한 지역주민의 불편과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현대차그룹과 잔여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에 협상 결과를 반영한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과 공공기여 이행협약서 체결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제영향평가·건축 변경 심의 등을 거쳐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GBC 사업은 코엑스 맞은편 옛 한전부지에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10조5500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2016년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거쳐 105층(561m) 랜드마크를 짓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공사비 급증으로 사업이 몇 년간 표류했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2월 55층·2개 동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후 지난해 2월 지금의 개발계획 변경 제안서를 제출하며 추가 협상에 돌입했다. 공사 현장은 현재 터파기 공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번 추가협상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 핵심 부지에 대규모 개방형 도심숲, 전시·문화시설, 옥상정원 등 시민 여가 공간을 대폭 확충한 새로운 랜드마크 건립을 계획했다”면서 “장기간 표류한 GBC 개발을 신속 추진해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