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단녀’ 42.5% 임금 하락…출생률 높일 수 있겠나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날인 1일 서울 강남구 강남차여성병원에서 산모 황혜련씨와 남편 정동규씨 사이에서 태어난 새해 첫 아기 도리 양이 아버지 품에 안겨 있다. 뉴스1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날인 1일 서울 강남구 강남차여성병원에서 산모 황혜련씨와 남편 정동규씨 사이에서 태어난 새해 첫 아기 도리 양이 아버지 품에 안겨 있다. 뉴스1




임신과 출산, 돌봄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여성의 재취업은 물론 재취업 후 임금 수준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 단절 후 새 일자리를 얻기까지 남성은 평균 20.4개월, 여성은 48.4개월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 단절 후 복귀한 일자리에서 임금이 낮아진 남성 비율은 25%인 데 비해 여성은 42.5%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망국적’ 출산 기피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다.



경력단절여성(경단녀)들은 가뜩이나 구조적 남녀 임금 격차가 큰 상황에서 일자리 복귀 후 더 큰 차별 대우까지 겪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29%로 나타났다. 31~32%였던 2019~2022년에 비해 격차가 다소 줄긴 했지만 노르웨이(4.7%), 스웨덴(7.5%), 호주(10.7%) 등에 비하면 최고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뒤 성별 임금 격차 1위 자리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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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집중된 양육·돌봄과 경력 단절 이후의 차별 대우는 저출생으로 직결된다. 0.8명으로 추산되는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회원국 평균 1.43명에 한참 못 미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OECD 주요 국가 사례를 통해 여성의 노동참여율이 높을수록 합계출산율이 더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에서 구조적 불평등 해소가 저출생 해결과 경제성장률 회복의 핵심 과제라는 의미다.

이대로 가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추락은 물론 국방력 붕괴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한국의 대체출산율을 보면 3세대 후 인구가 27분의 1로 줄어든다”며 “북한이 침공할 필요도 없다. 그냥 걸어오면 된다”고 썼다. 인구 재앙을 막으려면 여성이 출산·양육으로 직장 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구조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경력 단절 사전 차단과 유연근무제, 여성 직업훈련 강화 등 꼼꼼히 챙겨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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