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세대를 넘어 외로움 또는 고립이 사회적 위험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이를 전담하는 조직인 외로움돌봄국을 신설하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외로움’을 국(局) 명칭에 넣은 전담 조직 구성은 전국 지자체 중 인천시가 첫 사례다. 인천시 외로움돌봄국은 컨트롤타워로서, 부서별로 나뉘어있던 정책들을 총괄할 계획이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9일 국 단위 조직인 외로움돌봄국이 1국 2과(외로움정책과․통합돌봄과) 29명 규모로 새롭게 출범했다. 노인부터 장애인, 청년, 중장년까지 전 연령 대상 고립․돌봄 사업을 한 곳에서 총괄 조정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상자 발굴부터 서비스 연계,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췄다”며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련 부서 간 즉각적인 협업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천시의 1인 가구는 41만 2000가구로, 전체의 32.5%를 차지한다. 고독사도 급증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는 26명이 주변과 단절된 채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고, 935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내 고립․은둔 청년은 약 3만 9000명으로 전체의 5% 수준이다.
이처럼 외로움이 사회적 위험으로 부상하는 동안에도 돌봄 정책은 부서별로 나뉘어 있었다. 노인은 노인복지과, 장애인은 장애인복지과, 청년은 청년정책담당관으로 각각 담당이 달랐다. 부서 간 ‘칸막이’ 문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했다. 가령 50대 은둔 남성이라면 청년도, 노인도 아니라는 이유로 어느 부서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외로움돌봄국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는 외로움돌봄국을 통해 전 생애 통합 돌봄 정책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인천에는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을 선제적으로 펼치는 청년미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는 기관으로, 19~34세 청년 가운데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상담과 사회 복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외로움돌봄국은 이곳에서 진행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노인․장애인 정책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가 올해 외로움돌봄국에 배정한 예산은 34억 7500만 원. 이 예산은 △1인 가구 안심 돌봄 △고독사 예방 모니터링 △세대 통합 커뮤니티 조성 △사회적 처방 시범사업 등 17개 사업에 쓰인다. 인천시는 점차 예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선진국은 앞다퉈 외로움 문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대책담당대신’을 신설했다.
국내 역시 외로움과 고립이 점차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9.5%가 ‘외롭다’고 답했다. 2년 전 조사 결과(28.8%)보다 10.7%포인트 늘었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을 ‘긴급한 글로벌 보건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외로움이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 이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외로움은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라며 “한국도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외로움은 개인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전국 최초로 외로움돌봄국을 신설한 만큼 다른 지자체의 모범이 되는 통합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