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초임계 CO2, 발전소 크기 ⅕로…빅테크發 미니원전 시대 발맞춤

원자력硏, 핵심기술 개발 착수

증기보다 밀도 높고 반응성 낮아

차세대 원전 SMR·SFR과 시너지

AI 전력난에 빅테크 원전 수요↑

미국 와이오밍주 테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사진 제공=두산에너빌리티미국 와이오밍주 테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사진 제공=두산에너빌리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500㎾(킬로와트)급 발전장치 개발에 이어 새해 수㎿(메가와트·1000㎾)급 확장을 위한 신규 연구개발(R&D) 과제에 착수한다. 최근 인공지능(AI) 전력난에 대응해 글로벌 빅테크 주도로 차세대 원전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는 만큼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도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원자력연은 올해부터 5년 간 초임계 이산화탄소 재압축기 개발 연구를 진행한다. 발전 성능을 현재 500㎾(킬로와트)에서 수㎿(메가와트·1000㎾)로 늘릴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3년 내 재압축기를 개발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는 액체와 기체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이산화탄소를 말한다. 물질은 일반적으로 고체·액체·기체의 세 가지 상태로 존재하지만 임계점이라고 부르는 특정 온도와 압력을 넘으면 초임계라는 제4의 상태가 된다. 액체처럼 밀도가 높은 동시에 기체처럼 점성 없이 자유롭게 흐르는 성질을 가진다. 이산화탄소는 31℃, 74기압의 임계점을 넘으면 초임계 상태가 된다.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이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이다.



기존 증기 발전은 연료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자석 터빈을 돌려 전기를 일으키는 과정이다. 자기(磁氣)의 변화가 전기를 생성하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열을 터빈을 돌리는 동력으로, 다시 전기로 바꾸는 매개 물질이 증기인 셈이다. 이때 기체 상태인 증기를 압축기에서 고압으로 압축해야만 무거운 터빈을 원활히 돌릴 수 있다. 압축에도 에너지가 들고 이는 전체 발전 효율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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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계 이산화탄소는 이미 액체처럼 고밀도로 뭉쳐있기 때문에 압축에 드는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증기보다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 비결이다. 그러면서도 액체의 끈끈한 성질인 점성이 기체 수준으로 낮은 덕에 배관을 흐르는 과정에서 마찰로 인한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다. 물 역시 초임계 상태로 만들 수 있지만 이산화탄소가 부식성과 독성이 더 낮은 데다 비교적 저온에서 다룰 수 있어 증기를 대신할 매개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차재은 원자력연 원자로계통안전연구부 책임연구원은 특히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은 기존 증기 발전 시스템보다 규모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낮아 소형모듈원자로(SMR)나 소듐냉각고속로(SFR)에 적용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적은 300㎿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신 크기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원자로다. 이 같은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동력변환계통인 증기 발전 시스템도 함께 소형화해야 하고 초임계 이산화탄소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전소는 원자력이나 화력으로 열을 공급하는 열원과 터빈을 돌려 열을 전기로 바꾸는 동력변환계통으로 구성된다.

SFR은 물 대신 액체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다. 원자력 발전에는 핵분열 중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는 냉각재가 필수인데 소듐을 적용하면 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소듐은 물과 만나면 격렬하게 화학 반응해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게 관건이다. 이산화탄소는 물(증기)보다 반응성이 낮아 이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원자력연도 2005년 SFR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와 협력을 맺은 게 초임계 이산화탄소 연구의 시초였다.

SMR과 SFR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향후 3년 간 AI 데이터센터 전력으로 44GW(기가와트)가 필요하지만 예정된 공급은 25GW에 그치면서 기업들이 직접 원전을 확보해 공백을 메우려는 것이다. 메타는 이달 9일(현지 시간) 테라파워·오클로·비스트라 등 관련 기업 3곳과 총 6.6GW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앞서 엑스에너지에 5억 달러(약 7400억 원)를 투자했고 구글도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카이로스파워와 SMR을 건설 중이다. 국내에서도 SMR 규제기준과 특별법 마련이 추진 중이다.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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