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이란에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비트챗’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이 끊겨도 사용할 수 있는 이 앱이 당국의 무차별적인 탄압 속에 시위대의 생명줄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이란에서 비트챗 사용량은 반정부 시위 발생 전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비트챗은 트위터(현 엑스·X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가 지난해 7월 내놓은 메신저로, 인터넷 연결이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이용자가 인근의 이용자를 징검다리 삼아 원하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도달하게 하는 방식이다. 앱 자체의 기능이 단순하고, 로그인도 필요하지 않다. 당국이 인터넷을 끊어버리고 시위 강경진압에 나설 경우 시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앱인 셈이다.
2020년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가 확산할 당시 비트챗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메신저 앱 브리지파이가 인기를 끈 바 있다.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에서도 2021년 브리지파이 다운로드가 100만회를 넘겼다.
이란 외에도 독재 정권이 들어선 다른 국가에서도 비트챗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우간다에서도 올해 들어 비트챗 다운로드가 2만8000건 이뤄지며 애플·구글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두 달간의 다운로드를 합친 것보다 거의 4배 증가한 규모다. 우간다에서는 15일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인터넷을 끊었다. 40년째 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81) 대통령이 7선에 도전하면서 40대 야권 후보를 중심으로 시위가 일고 있다.
외신들은 과거 정보통신(IT) 기술이 각지의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당시에도 당국의 강력한 탄압에 대응해 청년 층이 트위터 실시간 중계로 시위 상황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바 있다. 당시 시위대는 해시태그를 활용해 시위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고, 여기저기 흩어진 인원들을 한 데 모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트위터와 비트챗 모두 잭 도시가 개발에 관여한 서비스들이다. 도시는 지난해 비트챗을 내놓으며 자신이 인터넷 중앙집중화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