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내수침체·법 리스크 이중고…가맹본부 "생태계 붕괴 걱정"

■가맹점주 단체교섭권 인정

점주 권익 보호한다며

노조처럼 협상주체 명시

부담 커진 프랜차이즈

신규출점·고용 줄이면

가맹점주에도 직격탄


프랜차이즈 업계는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관련 대법원 판결이 가뜩이나 가맹사업법 개정 및 경기 둔화로 고전하는 업계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다른 가맹본부에 대한 유사 소송이 본격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맹점주 단체교섭권을 인정한 가맹사업법 개정안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맹본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매출 162조 원 규모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붕괴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134만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 축소, 경영 애로 등 타격이 예상되며 K프랜차이즈 해외 진출마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가맹점 10개 미만 브랜드가 72%, 100개 미만 브랜드가 96%에 달할 정도로 영세·중소 브랜드 중심인 상황에서 유사 소송이 확산될 경우 줄폐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감은 최근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여파까지 더해지며 증폭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가맹점주 단체를 노동조합과 같은 법적 주체로 인정하고 단체 규모와 무관하게 본부에 협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했던 가맹점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가맹사업 전반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상 대상이나 기준과 같이 법안 내용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단체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무리한 교섭을 요청해 혼선과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경영적인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추가 개정 논의를 통해 법안의 부작용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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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업계 흐름에 법·제도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가맹본부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의 외형 성장세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21년 16만 7455개에서 2022년 17만 9923개, 2023년 18만 942개로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23.9%, 7.4%, 0.6%로 둔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프랜차이즈 업종별 매출 증가율도 2022년 18.2%에서 2023년 8.4%, 2024년 6.8%로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법·제도적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중소 가맹본부들은 신규 출점이나 브랜드 확장에 나서기 어려워진다”며 “가맹본부 일방의 부담이 과도해지면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소송이 확산될 경우 가맹본부는 고용과 투자 축소 등 영업 활동의 제약이 커질 수 있다”며 “가맹본부가 위축되면 결국 그 여파가 고스란히 가맹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판결이 프랜차이즈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긋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을 받겠다고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고 산출 근거와 고지 방식도 공정위 표준계약서 기준에 맞추지 않아 문제가 된 사례”라며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동일 선상에서 묶이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현영 기자·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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