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공시제도 개선 토론회…"자본비용·임원보수 내역도 상세히 공개해야"

"기업공시 형식적 열거 서식 바꿔야"

"재평가한 기업 투자부동산도 반영해야"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TF - 경제8단체 간담회에서 권칠승 TF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TF - 경제8단체 간담회에서 권칠승 TF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회 토론회를 열어 기업공시 개정 방안을 모색했다. 토론회에서는 자본비용(COE)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핵심 지표를 비롯해 임원의 보수 내역도 상세히 공개해 공시 제도의 실효성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 오기형·김남근·이강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공시 개정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강일 의원은 “해외 유수의 투자기업들이 우리나라의 기업 공시 제도의 불투명성을 크게 성토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시급히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의원은 “올해 과제 중 하나로 기업 공시 제도 강화를 생각하고 있다”며 “공시제도가 강화돼 더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주식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상법상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이사회가 어떻게 이행했는지, 주주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가 되도록 공시 서식을 개정해야 한다”며 “공시 항목 가운데 우선적으로 독립적 이사회 운영과 관련된 지배구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큰 자본거래, 대주주(지배주주)의 사익편취 가능성이 있는 항목 등을 중심으로 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 △배당 △임원의 보수 △대주주 등과의 거래 내용 △합병 △유상 증자 △자기주식 등을 구체적인 항목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독립이사) 선임 여부를 공시하고, 아닌 경우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며 “일반주주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 제안권 처리 절차와 이사의 주주총회 참석에 대한 정책 여부 및 참석 인원 수, 일반 주주의 이사회 소통 방법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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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과 관련해서는 “회사의 투자자본이익률(ROIC) 또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본비용(COE)를 비교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과 배당 정책을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임원보수와 관련해 “한국은 이사회 전체한도 주총 승인과 자본시장법에 따라 5억 원 이상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 총액과 산정기준만 공시하도록 돼 있다”며 특히 “미등기 이사의 경우 왜 보수를 받는지, 이사가 어떤 행동을 통해 회사 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사, 감사, 집행 임원 등의 보수총액을 급여, 상여 주식기준 보상, 퇴직 등을 포함해 기재해야 한다”고 했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기업의 가치 개선을 위해서는 자본이익이 자본비용(COE)을 초과해야 하고, 이를 위해 COE 인식이 중요하지만 국내 상장사 경영진 대다수는 개념조차 부재하거나 단순 자산 축적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보고서의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에 COE를 공시하고, 당해연도의 ROE 및 향후 3개년 ROE 추정치를 기재하도록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해야 한다”며 “’배당에 관한 사항’에는 ROE와 COE를 비교하도록 기업 공시 서식을 개정해 배당 결정 시 자본효율성을 고려하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윤 변호사는 아울러 “상장시장은 경제 성장과 고용 시장의 성장을 위한 제도인데 상장사상당수가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노리고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원가모형과 공정가치 모형 중 하나를 택해 부동산 가치를 공개하는데, 다들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게 나타나는) 원가모형을 택한다. 투자부동산에 대한 투명한 공시가 안 돼 정부나 시장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투자 부동산에 대한 공정가치 측정을 의무화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재무상태를 함께 공시하도록 공시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며 “정확한 정보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짚었다.

토론회에서는 무분별한 공시제도 강화가 기업 운용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춘 상장사협의회 본부장은 “기업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상법 개정) 출발점이 광범위해서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 상장회사가 지킬 여러 법규 내용 중 기존과 상충되는 부분들을 어떻게 해소할지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감안해 공시 제도 개선 여부를 결정할 때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상법 개정 이후)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서로 분리하는 측면이 어떤 부분인지, 이때 이사나 주주가 어떤 행위 기준으로 진행할지에 대해 굉장히 많은 혼란이 있다”며 “이를 감안해 공시 제도 개정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주주 충실의무가 도입된 이후 공시라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의무 실현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중견·중소기업의 내부통제 절차 및 사외·독립이사 지원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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