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 가능성을 두고 “전혀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달러화에 대한 개인의 가수요를 잡기 위해 필요할 경우 거시건전성 강화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때 하는 것”이라며 “최근 환율이 올라가지만 달러는 넘쳐나고 있어 명분도 없고 해야 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순대외자산은 지금도 증가하고 있으며 외화자금시장에도 달러 공급은 충분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때와 같은 위기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개입’ 메시지도 우리 외환시장이 튼튼하다는 증거라는 게 최 차관보의 설명이다. 그는 “미 재무장관이 원화 환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제 기억에는 처음”이라며 “그만큼 양국 경제협력에서 원화의 안정적 흐름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자국 이익에 더 부합한다는 뜻이다.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환율 수준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객관적인 외부 평가라는 게 최 차관보의 지적이다.
그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 대미투자에 대해서는 “200억 달러는 분명히 마일스톤 방식(약정한 투자금을 한꺼번에 주지 않고 나눠서 집행)으로 나가고 굉장히 천천히 갈 수 있다”며 “현재 200억 달러 투자를 올해 하느냐 마느냐는 것을 논의할 단계도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환율이 지금보다 더 급등한다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내놓았다. 최 차관보는 “거시경제가 균형 상태, 안정적인 상태로부터 이탈해가고 있다면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4일 국내복귀계좌(RIA) 도입 등 외환 안정을 위한 당근 대책을 내놓은 지 3주 만에 이번에는 채찍을 꺼내들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거시건전성 조치는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하지만 이 조치가 결과적으로 개인의 거래 행태를 변화시키고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경부는 이날 국가정보원과 국세청·관세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과 함께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각 기관이 보유한 정보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상호 간에 공유함으로써 단속의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