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사설] 고환율 충격파…금리 동결에 美재무 ‘원화 가치’ 개입까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 뒤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 뒤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며 5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은 동결의 가장 큰 이유로 ‘환율’을 꼽았다.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가 아예 사라졌다. 아직 경제 회복세가 미약한데도 환율 부담에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이 일부에서 나온다. 전날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가 양국 경제 협력에도 부담이 되자 극히 이례적으로 한국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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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잠시 진정되더니 새해 들어 다시 상승세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 외에 정부 대책이 미봉책에 그친 탓이 크다. 정부는 이달 12일 수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하더니 이날 범정부적 ‘불법 외환 거래 대응반’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말 대기업과 증권사를 압박해 달러 수급을 통제하려 한 데 이어 환율 관리의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국의 개입 여력과 정책 카드가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장 내성만 키울까 걱정이다. 심지어 원·달러 환율은 베선트 장관의 구두 개입에 이날 야간 시장에서 10원 넘게 급락했다가 약발이 떨어지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과도한 시중 유동성에다 달러 강세, 대미 투자 증가 등을 감안하면 고환율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대미 투자 협상 때 최소한의 필요 조건이라고 공언했던 한미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방안을 미국 측에 다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우리 측 대미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려면 미국에도 한국 외환시장 안정이 유익할 것이다. 또 ‘서학개미 유턴’을 촉진하기 위해 펀드에도 배당소득 분리 과세 적용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규제 혁파, 노동 개혁,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통해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는 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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