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북스&]돈, 어떻게 벌고 어디에 쓸것인가

■돈의 방정식(모건 하우절 지음, 서삼독 펴냄)





이름만 대면 아는 부자가 미국 뉴욕의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가장 저렴한 방을 주시오”라고 말했다. 호텔 직원은 “더 좋은 방도 많습니다. 아드님은 매번 귀빈용 스위트룸을 이용하십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러자 “그렇군요, 나는 내 아들처럼 돈 많은 아버지가 없어서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가장 저렴한 방을 달라고 했던 이는 미국의 석유왕 존 록펠러다. 저자는 이 일화를 듣고 신간 ‘돈의 방정식’을 펴내기로 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록펠러가 돈을 다루는 방식에 숫자와 논리가 아니라 감정, 자기 인식, 사회적 부채 등 다양한 함의가 담겼다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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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방정식’은 저자의 전작인 ‘돈의 심리학’의 바로 다음 이야기로 돈을 버는 것도 쓰는 것도 모두 심리의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돈의 심리학’에서 부와 투자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생각, 즉 겉으로는 이성적인 판단처럼 보이지만 사실 감정과 사회적 압력이 결정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면 신간에서는 그 부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돈을 버는 이유, 돈을 쓰는 이유, 돈을 쓰는 대상 등 다양한 사례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달마다 청구되는 카드 명세서는 우리들의 민낯일 수 있다. 이를테면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연말 보너스를 받자마자 순식간에 돈을 써버린다고 한다. 매일 새벽 3시까지 일을 하느라 12개월을 시달린 끝에 이제 그 희생에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자신의 일과 돈을 대하는 이러한 태도는 건강할 것일까. 저자는 이처럼 ‘지연된 만족’을 소비로 푸는 이들은 정작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봤다.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는 보상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과소비를 일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멋진 물건을 사는 행위에 담긴 심리 분석도 흥미롭다. 멋진 물건을 갖고 싶어서 구입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 원하는 것은 남들의 존중, 존경, 관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멋지고 비싼 물건에 대한 존경이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오히려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짚어 허세를 위한 소비의 허망함을 꼬집는다. 소비를 통해 발산되는 도파민을 소개한 부분도 흥미롭다. 우리의 뇌는 소유를 원하는 게 아니며 소유하는 일에 관심조차 없다고 한다. 다만 새로운 대상을 갈망하고 이를 손에 넣는 과정을 즐길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책은 현학적인 사례가 아닌 이처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우리가 부와 소비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무의식에 존재하는 심리를 꿰뚫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자신의 지난달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싶다면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보면 된다. 2만 8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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