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조선 성리학의 핵심적 개념인 성(誠)과 경(敬), 신(信)을 모두 체득한 인물이 아니었나 합니다. 제가 이순신을 10여 년 공부하다 보니 결국 그는 조선의 군자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이라고 생각됐습니다. 지금도 우리가 따라야 하는 것이 그 개념입니다.”
‘명량’ 등 이순신 3부작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16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과 연계돼 대강당에서 진행된 강연·토론회 ‘인간 이순신을 말하다’에서 특별 강연 ‘이순신과 시대정신’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조선의 정신에서 성은 ‘성실’, 경은 ‘집중’, 신은 ‘거짓 없음’을 각각 말한다”며 “이러한 정신은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로 이어졌고 지금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도 이런 정신을 투영했는데 한산은 ‘성’을, 명량은 ‘경’을, 노량은 ‘신’을 각각 감안해 이순신의 행동과 사고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순신 3부작을 시작한 것이 10여 년 전이고 끝낸 것이 3년 전인데 그 시간이 꿈만 같다”며 “이번 특별전 덕분에 이순신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서는 한일 관계 설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감독은 “영화 ‘노량’에서 마지막 장면에 나온 이순신의 소원은 당시 일본의 완전한 항복과 제대로 된 전후 처리였다”면서 “하지만 배상도 없었고 사죄도 없었다. 모두가 알듯이 그러한 결과로 일본의 재침을 통해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미래 한일 관계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상으로 노량해전에서 살아 도망친 시마즈 요시히로가 일본 규슈 사쓰마번주였고 사쓰마번(현 가고시마현)이 메이지유신을 성공시켜 다시 대한제국을 침탈하는 역사의 반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이순신 영화 3부작으로 영화계에 획을 그은 인물이다. 3부작을 통해 총 29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그중 2014년 개봉한 ‘명량’이 1761만 명으로 현재까지 국내 개봉 영화 중 최고 흥행작으로 남아 있다. 이후 ‘한산: 용의 출현(2022)’이 727만 명을, ‘노량: 죽음의 바다(2023)’가 457만 명을 각각 동원했다.
김 감독은 ‘최종병기 활’ ‘극락도 살인사건’ ‘핸드폰’ 등의 연출도 맡았다. 내년 개봉 예정으로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새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우리 민족과 나라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고구려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의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은 국내에서 전시된 이순신 관련 최대 전시 행사다. 지난해 11월 28일 개막 이후 한 달 반만인 16일 현재 누적 관람객 12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