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원을 웃도는 고환율에도 대한항공 주가가 하루만에 5% 넘게 상승했다. 항공사는 전체 영업비용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항공유를 기축통화로 수입해야 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실적이 악화된다. 하지만 최근 비교적 노선 거리가 짧은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나 증권 업계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제주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등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건 거래일 대비 5.56% 오른 2만 4300원으로 이날 장을 마쳤다.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초 2만 2000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2만 5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다른 항공사의 주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12~16일 제주항공 주가는 11% 뛰었고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6%, 3% 상승했다.
주가 상승의 배경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15일 장 마감 후 공시를 내고 지난해 4분기 4조 5516억 원의 매출과 41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은 2024년 4분기보다 13% 많았고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14% 웃돌았다. 중국과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늘어난 여행 수요가 실적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10~11월 중국인 입국이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하는 등 한중간 여행 수요 회복이 뚜렷했다"며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도 12.7% 증가하는 등 한국 방문 수요도 강했다”고 분석했다.
항공 업종은 호재를 앞두고 있다. 2월에는 이탈리아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6월에는 북중미 월드컵이 개최된다. 여기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5일(현지 시간) 하락 마감하는 등 불확실성이 컸던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발간하고 대한항공 목표가를 기존 2만 8000원에서 3만 1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 수요가 늘면 환율과 유가 영향을 비교적 덜 받게 되고 올해 글로벌 여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