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가 2026학년도 등록금을 법정 상한선까지 인상하려 하자 총학생회가 “염치도, 책임도, 논리도 없는 등록금 갑질”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서울 주요 사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대학가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서울 동대문구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본부가 학생사회와의 신뢰를 저버린 채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3.19% 등록금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특히 지난해 등록금 인상에 대한 책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학생회는 “작년 등록금 5% 인상 당시 학생위원 전원이 반대했음에도 학교는 인상을 강행했고, 인상분을 학생을 위해 전액 사용하겠다는 약속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인상을 추진할 정당성은 없다”고 밝혔다.
등록금 인상 논란은 한국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가에 따르면 서강대와 국민대가 이미 올해 학부 등록금을 인상했고, 연세대·고려대·한국외대는 법정 최대치인 3.19% 인상을 추진 중이다. 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 등도 최근 학생 측에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인상분이 교육 여건 개선으로 체감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등록금을 올리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학생은 학교의 ATM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일부 대학은 학생 반발을 의식해 인상폭을 조정했다. 서강대와 국민대는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3.19% 인상을 제안했다가, 2차 심의에서 각각 2.5%, 2.8%로 낮췄다. 반면 연세대·고려대·한국외대는 최대 인상률을 고수하고 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은 직전 3년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까지 등록금을 올릴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최대 인상률은 3.19%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등록금 동결을 사실상 유도해왔던 국가장학금 2유형을 내년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만 받을 수 있는 재정지원 제도로, 그동안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등록금 인상을 억제해 온 장치였다. 등록금 법정 상한 제도는 유지되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인상에 따른 제도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3곳 가운데 70.5%(136곳)는 국가장학금 2유형 수혜를 포기하고 등록금을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