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적자 국채로 추경 안해…환율,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 [李대통령 신년 회견]

■경제 정책

"세원 여유 생겨 추경 기회 오면

문화예술 분야 집중적으로 지원"

"투기용인데 왜 세금 깎아주나"

다주택자 장기보유 공제 지적

"반도체 100% 관세 우려 안해

美 물가 자극해 쉽지 않을 것"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주제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지도’에 필요한 경제·산업 정책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밝힌 문화·예술 분야 추경 편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에 기회가 있다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늘려야겠다고 했더니 추경을 한다고 한다”며 “엄청난 규모로 몇 조 원, 몇십 조 원씩 적자국채 발행해서 추경하는 것은 안 한다”고 일축했다.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이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확장재정 기조 재확인에 따른 시장 불안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세원에 여유가 생기고 추경을 할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당장 추경을 편성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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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상승은 조만간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환율 해소책을 묻자 이 대통령은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는 (고환율이) 뉴노멀이라고 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어 일본 기준에 그대로 맞추면 1600원 정도가 돼야 하는데 엔·달러 환율 연동에 비하면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하고 환율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보유세 부과 등 세금 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택 보유세·양도소득세의 누진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세금 규제에 관심이 쏠렸지만 거리를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제 활용은 (부동산 정책의)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강조했다. 특히 다주택자에게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상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집을)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며 “어떤 사람은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것, 하나만, 그러면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내보이면서도 1주택자는 보호 대상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한 셈이다.

5000선을 바라보는 코스피지수에 대해서는 “왜곡돼 있던 것이 정상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한반도 평화 리스크 △경영 및 지배구조 리스크 △주가조작 리스크 △정치 리스크 등을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선거 전에 ‘정권이 바뀌는 것만으로 3000을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 중에 정치 리스크가 해결되기 때문”이라며 “주가조작하면 집안이 망한다는 것을 확실히 제가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에는 한국과 대만의 미국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거론하며 미국의 100% 관세 부과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대통령은 “격렬한 대립, 불안정 국면에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며 “심각한 사안으로 보지는 않고 있으며 이럴수록 자기중심을 뚜렷하게 가지고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80∼90% 될 것”이라며 “100% 관세를 올리면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원자력발전 신설과 관련해서는 “(원전이) 마치 이념 전쟁의 도구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계획도 확정됐는데, 국가 정책의 안정성·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존 계획을) 뒤집으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이념적으로 닫혀 있는 것은 옳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적으로 보면 원전 수출도 중요한 과제”라며 “시장도 엄청나게 늘고 있는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최종 결정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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