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업보 많은 마녀”, “北과 한판 뜨나”…173분간 쏟아진 李대통령 ‘직설’

■집권 2년차 신년 기자회견

경제·정치 등 25개 질문에 솔직 답변

“이혜훈, 문제 있어보여” 인정하면서도

“갑질했는지 어떻게 아나” 野에 반박

檢 개혁 관련 “내가 가장 많이 당해”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2년차 국정 구상을 밝혔다.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주제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은 총 173분간 진행됐다. 문민정부 이후 최장 시간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정치·사회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25개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혜훈, 갑질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아나”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로 검찰개혁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꼽았다. 이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과 부정 청약 의혹 등에 대해선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다”면서도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와 정부의 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선 공감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진짜인지 아닌지 가려봐야 되겠지만 (이 후보자가) 보좌관한테 갑질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아냐”고 말했다.

이어 “어디 기사라도 났으면 모르겠는데 유능한 분이라고 판단돼 그쪽(보수 진영)에서도 공천을 무려 5번 받아 3번이나 국회의원 당선됐고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분이지 않냐”며 “(국민의힘이) 자기들끼리 아는 정보를 갖고 대부에서 나오는 배신자 처단하듯 공격하면 흠 잡힐 일을 한 당사자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게 정치인가, 현실인가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후보자 지명 문제가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에 부딪힐 줄 몰랐다”며 “어렵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검찰은 마녀…업보 많아” 작심비판


관련기사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에 대해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검찰이 하도 저지른 업보가 많아서 마녀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밉고 믿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검찰에 가장 많이 당했다. 기소된 것만 20건은 된 것 같다”며 “문제만 잡으면 증거 없이도 기소해서 ‘한번 고생해 봐’, 혹시 코드 맞는 판사 있으면 ‘유죄 받아서 너 한번 죽어봐’(라는 식이었다)”라고 했다.

2002년 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파헤치다 검사를 사칭한 일로 재판받은 사건부터 20대 대선 당시 발목을 잡은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의혹’까지 언급하며 “큰 부패 사건에는 검찰이 들어있고, 그 악연 이후 건수만 되면 기소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사건을 덮어서 돈을 벌고, 사건을 만들어서 성공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걸 너무 많이 해서 결국 온 국민이 의심하고 ‘검사는 아무것도 하지 마’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소하기 위해 수사하거나 수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기소하고, 가짜 증인을 압박해서 유죄를 만들고 이러면 안 된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 이것은 당연한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北에 저자세’ 비판에 “고자세로 한판 뜰까요?”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에 강한 어조로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로 한반도 리스크를 언급하며 “지금 (북한에) 무슨 저자세니 이런 얘기를 많이 하던데 고자세로 한판 뜰까요. 북한하고”라고 말했다.

최근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을 두고 우리 정부의 저자세라고 비판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바보 같은 신문 사설이라고 그런 것을 쓰고 있냐”며 “고자세로 한판 붙어줄까요. 그러면 경제 망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가장이 성질이 없어서 직장을 꼬박꼬박 다니냐. 삶에 도움이 되니까 참을 건 참고, 설득하고, 다독거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선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며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조직적으로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게 얼마나 나쁜 짓, 위험한 짓인지 잘 모르고 권리인 줄 안다. 나라를 지키라고 총을 줬더니 마음대로 쏘겠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와 똑같다”고 비판했다.


전희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