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울경도 통합 재시동…지방분권 실질적 강화가 성공 열쇠

부산·경남 여론조사서 과반 찬성

전담 실무협의체 출범 등 속도전

울산, 정부 권한이양 조건부 참여

인구 770만·GRDP 370조 규모

재정배분·균형발전 장치 등 과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3일 창원상공회의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3일 창원상공회의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행정통합 논의가 단순한 구상 단계를 넘어 실행을 위한 본궤도에 올랐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여론 확인과 실무 협의체 출범, 울산의 조건부 참여 선언으로 이어지면서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할 초광역 대안으로 제기된 부울경 행정통합의 세 축이 각 시·도의 입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상태에서, 향후 성패는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와 중앙정부의 실질적 권한 이양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3개 시·도에 따르면,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 통합 찬성 응답은 53.6%로 과반을 기록했다. 부산 55.5%, 경남 51.7%가 찬성했다. 이는 2023년 조사 대비 찬성률이 18%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수치로, 1년여간 이어진 숙의형 공론화 과정이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반대 의견은 29%에 그치며 같은 기간 16%포인트 이상 줄었다.

여론의 방향성이 확인되자 부산시와 경남도는 곧바로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양 시·도는 19일 행정통합을 전담할 실무협의체를 출범시키고, 통합 특별법 제정과 권한 이양, 주민투표 방식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선언적 합의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법·제도 설계 등 실질적인 절차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울산시가 가세하며 논의의 지형은 한층 확장됐다. 울산시는 전날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50% 이상 시민 동의가 전제될 경우, 행정통합 검토가 가능하다”며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다만 중앙집권 구조를 유지한 채 행정구역만 확대하는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울산이 자치입법권과 과세권 등 미국 연방제 주(州) 수준의 권한 이양을 전제로 내건 것은 통합의 명분을 ‘규모 확대’가 아닌 ‘분권 강화’로 격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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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경남이 통합의 출발선에 섰다면, 울산은 통합의 방식과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울산의 참여로 인구 77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370조 원 규모의 광역지방정부 구상이 가시화됐다”며 환영했고, 부산시 역시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을 통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울경 통합 논의가 이전과 다른 무게감을 갖는 배경에는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내세워 초광역 단위 경쟁력 강화를 핵심 축으로 설정했고, 국무총리실은 대규모 재정 지원과 특별시급 지위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등 통합 인센티브를 공개했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여론조사상 찬성이 우세하나 경남 서부권의 소외 우려, 대도시 쏠림 현상, 재정 배분 문제 등 지역·세대 간 온도 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지역사회는 통합의 성공 열쇠로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 △중앙정부의 실질적 권한 이양 △통합 이후 권역 간 불균형을 완화할 제도적 장치 마련을 꼽는다.

부산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지방이 요구하는 분권의 무게에 얼마나 응답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답을 주민투표라는 최종 관문까지 밀어붙일 수 있느냐에 부울경 통합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울산 장지승·경남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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