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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찍었던 상사株…인플레 시대에 날았다

원자재값 폭등에 자원개발 등 수혜

이달 포스코인터 10%·LX인터 12%↑

'버핏 픽' 日 5대 상사도 동반 신고가

"해외 광산·농장 보유한 상사 유망

비철 등 원자재 관련 업종도 주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국내외 상사주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자원 개발 및 수출을 주업으로 하는 종합상사들이 받을 수혜가 부각되면서다. 특히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2년 전부터 5개 일본 무역상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으며 이들 상사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사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토추상사는 전 거래일보다 2.58% 오른 3983엔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010엔까지 치솟으며 전날 세웠던 52주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미쓰비시(3.19%), 스미토모상사(1.26%), 마루베니(1.94%)는 신고가를 새로 썼다. 미쓰이물산(2.71%) 역시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9% 가까이 뛰었다.



국내 종합상사들의 상승세 역시 눈에 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전일 대비 5.34% 오른 2만 2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3월 들어서만 9.93% 상승했다. LX인터내셔널(001120)은 5.21% 급등한 3만 33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0월 19일(종가 3만 150원)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3만 원 선을 되찾았다. LX인터내셔널 주가는 최근 3거래일간 매일 5~6%의 상승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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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에너지·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이 연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자 원자재를 개발 및 수출하는 종합상사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한 주 동안만 103.92% 폭등했고 천연가스 대체재인 석탄 가격 역시 최근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팜유 또한 수출량 감소 전망에 선물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들은 해외에 유전·광산 및 팜 농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연간 3000~4000억 원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호주 6위 천연가스 생산 업체인 세넥스에너지 인수를 결정했는데 세넥스에너지가 연간 생산하는 천연가스량은 190억ft³(세제곱피트)에 이른다. LX인터내셔널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팜 농장을 운영하며 내수 시장에 유통 및 수출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상사주에 대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 및 식량 공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석탄 및 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물류 부문에서도 운임 상승 및 물동량 증가로 이익 증가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국내외 종합상사들의 주가 급등세에 2년 전부터 일본 상사에 대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버핏의 행보 역시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버핏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이토추상사·미쓰비시·스미토모상사·미쓰이물산 등을 포함한 일본 5대 상사 지분을 일제히 5% 이상씩 매수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첨단 기술주들이 날아가던 시기에 ‘한물간 기업’으로 여겨지던 상사주에 투자한 버핏의 행보에 대해 금융 투자 업계는 갸우뚱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상사주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는 업종들의 수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며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중단을 현실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인플레이션 부담이 큰 시기에는 마진 변동성이 낮은 업종들의 성적이 비교적 우수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원가 부담이 높지 않거나 비용을 전가하기에 유리한 산업인 상사, 비철 등 원자재 관련 업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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