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REVIEW] 애플 맥북에어

보기 좋은 노트북이 쓰기도 좋다

초박형, 초경량 노트북의 대명사인 애플의 '맥북에어' 2세대가 등장했다. 지난 2008년 나온 1세대 제품을 미스코리아라 한다면 이번에 나온 녀석은 가히 미스월드 급이다.

디자인, 성능, 휴대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가격도 애플 노트북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그래서인지 디자인만큼 내실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 지금부터 맥북에어의 실체를 함께 파헤쳐보자.







맥북에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2008년 1월, 사람들은 환호했다. 비단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서류봉투 퍼포먼스' 때문만은 아니다. 이날 사람들의 시선은 오롯이 노란색 서류봉투에서 나온 맥북에어에 맞춰져 있었다. 이렇게 베일을 벗은 맥북에어는 즉각 초박형·초슬림 노트북의 아이콘이 됐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출시된 2세대 맥북에어는 더 이상의 초박형 노트북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난날의 평가를 비웃듯 더 얇고, 가벼워졌다. 한층 놀라운 사실은 몸집만 다이어트를 한 게 아니라는 것. 가격까지 군살을 쫙 뺐다.

11인치(27.9㎝), 13인치(33㎝) 2가지 모델로 출시됐는데 11인치 기본형 모델이 129만 원부터 시작된다. 아직 노트북을 켜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놀라움의 연속이다.

노트북살빼기의 정점

맥북에어가 초박형·초경량 노트북의 아이콘이 된 이면에는 사실 SSD(Solid State Disk)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희생도 뒤따랐다. 입출력 포트가 대폭 축소된 것. USB 포트는 달랑 2개가 전부며 그 흔한 유선랜 단자도 없다.



확장성만 놓고 보면 불편하기 그지없다. 좋게 포장하면 애플이 추구하는 심플함의 표현이겠지만 짓궂게 말하면 궁여지책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맥북에어의 경쟁자들에게 이는 아주 매력적인 공격 소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애플식 심플함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맥북에어가 가진 견고함 덕분이다.

맥북에어는 알루미늄을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 이음새가 없어 그 누구라도 한 눈에 견고한 느낌을 한껏 받는다. 맥북에어를 여는 순간, 확장성에 대한 불만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은 아마도 이런 까닭일 것이다.


키보드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의 촉감은 부드럽다. 그러나 일반 노트북 키보드보다는 손가락에 힘을 조금 더 줘야 제대로 눌린다. 하지만 풀사이즈라 확실히 타이핑 시 여유가 있다.

관련기사





또한 각 키가 따로 분리된 아이솔레이트 방식이어서 고속 타이핑에서도 두 개의 키를 동시에 누르거나 위치가 헛갈리는 경우가 적다.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널찍한 트랙패드 역시 매우 편리하다.

성능은 OK, 부팅 속도는 GREAT

CPU는 인텔의 최신 모델인 코어 i시리즈가 아닌 한 세대 이전의 저전력 코어2 시리즈가 탑재됐다. 그래픽 처리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칩셋이 담당한다. 구형 CPU를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어 i시리즈는 그래픽 칩셋이 CPU에 내장돼 있어 외장 그래픽 칩셋을 얹으면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최고의 성능보다는 최적의 효율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 성능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웹 브라우저의 탭을 여러 개 띄운 상태에서 스타크래프트Ⅱ를 즐겼지만 화면이 끊기거나 시스템이 느려지는 현상은 없었다.

외장 그래픽 칩셋이 CPU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주는 덕분이라 판단된다. 노트북의 주요 용처가 고해상도의 동영상 편집이나 고용량 이미지의 리터치가 아니라면 부족함 없이 사용할 만하다.

SSD에 힘입어 부팅과 종료에 걸리는 시간은 가히 환상적이다. 채 10초가 걸리지 않는다. 맥북에어라면 전원 버튼을 누를 때마다 뻘쭘하게 앉아 화면을 쳐다봐야 했던 과거의 모습과는 영원히 작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제품의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다.

가방 속에서 빛을 발하는 노트북

휴대성 또한 맥북에어의 값어치가 제대로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별도의 노트북 가방을 구비하지 않더라도 백팩, 토트백 등 어디에 넣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나만의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무선랜 접속을 해제한 상태에서 화면 밝기를 최대로 설정하고 문서 작업을 했을 때 4시간을 너끈히 버텨냈다. 무선랜이나 아이폰을 통한 블루투스 테더링을 하더라도 3시간 남짓 동작했다. 이 정도면 하루 종일은 아니더라도 이동하며 틈틈이 작업을 수행하거나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소음은 거의 없다. 게임, 동영상 편집처럼 성능을 100% 발휘할 때가 아니면 냉각팬이 동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서관과 같이 정숙이 요구되는 곳에서도 남들의 눈총을 받지 않고 편안히 사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맥북에어는 특출한 부분이 디자인과 휴대성 정도지만 전문적이거나 특수한 용도로 쓸 것이 아니라면 이 장점이 단점을 모두 커버해줄 만큼 강력하다. 휴대용으로 사용할 서브 노트북을 찾는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커버 전체가 열전도율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알루미늄이어서 장시간 사용했을 때 노트북 전체가 뜨거워진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파퓰러사이언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