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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전천후 하이엔드 디카 '파인픽스 HS20EXR'

후지필름의 '파인픽스 HS20EXR'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디카)만큼 사용법이 쉬우면서도 DSLR에 버금가는 결과물을 뽑아내는 하이엔드 디카다.
이 제품을 쓰면 초보자가 무심코 셔터를 눌러도 멋들어진 작품이 하나 나올 수 있을 듯하다. 쓰기 쉬운 디카는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정설을 깬 녀석이다.


지금껏 하이엔드 디카는 성능이 좋은 DSLR 카메라와 휴대성 및 편의성이 강점인 콤팩트 디카 사이에서 맥을 못추고 있었다. 덩치는 DSLR이지만 결과물은 콤팩트 디카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탓이다.


다소 복잡한 조작법과 어정쩡한 배율의 줌도 사용자의 간택을 받지 못했던 이유로 작용했다. 하지만 '파인픽스 HS20EXR'은 그동안 홀대받았던 하이엔드 디카 시장에 부흥의 물결을 일으킬만한 녀석이다.

기존 모델보다 대폭 줄어든 크기와 중량, 광각과 망원을 아우르는 30배율 24-720㎜렌즈를 갖추는 등 무엇 하나 흠잡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용법이 말할 수 없을 만큼 쉬워서 남녀노소는 물론 극도의 기계치조차 부담 없이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착착 감기는 1등급 손맛

HS20EXR의 첫 인상은 평범했다. 얼핏 봐서는 DSLR인지, 하이엔드 디카인지 잘 분간되지 않을 정도였다. 일단 손에 들고 살펴보고 나서야 고정식 렌즈가 채용된 하이엔드 디카임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립에 오른손을 감고 셔터 버튼 위에 검지를 올리자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전해졌다.

중량이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아서 최적의 안정감을 느꼈다. 지금까지 나온 하이엔드 디카는 큰 덩치에 걸맞지 않게 중량이 가벼워서 왠지 어색함이 강했지만 이 제품은 밸런스가 꽤 잘 맞는다. 덕분에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요건인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촬영 모드 다이얼의 위치도 적절하다. 힘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돌아가기 때문에 한 손으로 불편함 없이 조작이 가능했다. 또한 그 오른쪽에 배치된 셔터스피드/조리개값 조절 다이얼은 이보다 조금 더 부드럽게 돌아가 빠른 조작에 유용하다.



세부 설정 버튼 역시 그립을 쥔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만으로 80% 이상 조작할 수 있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뛰어나다. 단지 촬영 시 많이 사용하는 ISO와 초점, 화이트밸런스 설정 버튼이 우측에 배치돼 있어 부득이 양손으로 조작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강력한 줌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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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을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왼손으로 줌 링을 좌우로 돌리면 된다. 화각은 24-720으로 촬영 영역이 넓다. 줌 배율로 환산하면 30배율이다. 덕분에 HS20EXR은 렌즈 교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광각이 필요한 풍경 촬영뿐만 아니라 야구장, 축구장에서 선수의 움직임을 생생한 이미지로 포착할 수 있다.

실제로 일주일 정도 휴대하며 벚꽃놀이, 축구경기장, 스냅 촬영 등의 용도로 사용했지만 고정식 렌즈의 불편함이나 아쉬움을 느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기존 하이엔드 디카는 렌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카메라를 좀 안다는 마니아들에게 괄시를 받았지만 이 제품은 더 이상 그런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될 듯하다.

오히려 렌즈를 바꾸지 않아도 돼 편리함이 배가된다. 이는 초보자나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포인트일 것이다. 반면 초점속도는 약간 불만이다. 제조사측 자료에 따르면 자동초점 속도가 0.16초다.

광량이 충분한 곳에서는 피사체를 재빠르게 포착하지만 빛의 양이 줄어들수록 초점을 잡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 편차가 꽤 커서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을 정도다. 모든 상황에서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는 없겠지만 그 편차는 줄여야 할 듯 싶다.

EXR 모드로 전천후 촬영

불행 중 다행으로 어두운 곳에서의 노이즈는 적다. ISO 감도를 최고로 올려도 자신보다 몸값이 3배나 비싼 중급 DSLR 카메라 수준의 노이즈만 표출됐다.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 제품은 수동 기능을 지원하지만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R'이라는 오토 촬영모드로 설정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R은 총 27개의 장면 인식 모드 중 프레임 내의 피사체와 광량에 맞는 모드를 선택해 화이트 밸런스, 초점, 노출 등의 세팅 값을 최적화해주는 후지필름만의 특화된 기능이다.

실제로 테스트를 위해 동일한 환경에서 수동모드와 EXR 모드로 각각 촬영을 수행해본 결과, EXR 모드의 결과물이 전반적으로 더 '쨍'했다. 수동모드로 비슷한 수준을 내기 위해서는 서너 번의 시험 촬영을 해야 했다. EXR 기능이 촬영을 얼마나 편하게 해줄지 미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파인픽스 HS20EXR은 촬영의 손맛과 다채로운 화각, 고품질의 이미지 등 한 차원 진화된 하이엔드 디카의 면면을 보여준다. DSLR 카메라 못지않은 손맛과 결과물, 콤팩트 디카의 편리함을 두루 맛보고 싶다면 이 제품이 정답이다.

SPECIFICATION
크기 130.6×90.7×126㎜
중량 730g(배터리/ 메모리 포함)
이미지 센서 1,600만 화소 0.5인치(1.27㎝) EXRCMOS
렌즈 24-720 후지논 렌즈(30 배율)
LCD 3인치(7.62㎝) 46만 화소
ISO 자동, 100, 200, 400, 800, 1,600, 3,200, 6,400, 12,800
배터리 AA규격 4개
가격 60만 원대

서영진IT전문기자 art juck@gmail.com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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