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우리나라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는 2009년 세계 다섯 번째로 HPA 개발에 성공했다. '스카이러너'로 명명된 이 항공기의 개발자는 한국신기술연구소의 오장근 소장. 그를 만나 스카이러너의 제작과 탄생 비화, HPA의 미래를 들어봤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인간동력항공기(Human Powered Aircraft, HPA)는 외부의 어떠한 기계적 동력원 없이 인력만으로 구동되는 항공기를 말한다. 일찍이 15세기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날개를 흔들며 새처럼 하늘을 나는 HPA를 연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이는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그리고 이 꿈은 전 세계의 괴짜(?) 과학자들에 의해 조금씩 실현돼 왔다.
페달 밟아 동력 조달
비행에 성공한 최초의 HPA는 1961년 영국 사우샘프턴대학의 학생들이 개발한 '섬팩(Sumpac)'으로 기록된다. 시험비행 당시 이 비행기는 64m를 날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진화한 HPA의 계보는 1977년 일본의 '스토크'로 이어진다. 스토크는 2,093m라는 자못 놀라운 거리를 비행했다.
같은 해 미국 에어로바이런먼트의 '가서머 콘도르(Gossamer Condor)'는 1마일(1.6㎞)의 거리를 8자 선회 비행했고 그로부터 2년 후 1979년 가서머 콘도르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가서머 앨버트로스(Gossamer Albatross)'는 2 시간 50여 분에 걸쳐 35.8㎞를 날아 도버해협 횡단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존 HAP 중 최장 비행기록 보유자는 1988년 미 항공 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아 미국 MIT 연구팀이 개발한 '다이달로스 88(Daedalus 88)'. 이 HPA는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서 산토리니까지 장장 3시간 54분 동안 119㎞의 비행에 성공했다.
다이달로스 88은 듀퐁이 만든 고강도 경량 섬유 인 케블라로 동체를 제작, 날개 길이가 34m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동체 중량은 32㎏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친환경 열풍에 힘입어 HPA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최신 기술을 접목, 편의성과 실용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체에 태양전지를 부착해 보조동력을 제공받거나 헬륨가스 비행선에 인력 동력 장치를 탑재한 HPA 비행선 등이 그 예다. 몇 년 전 독일의 한 디자이너는 배의 돛대를 닮은 2~4인승 HPA 비행선 콘셉트 '아이올로스(Aiolos)'를 선보여 화제 가 되기도 했다.
이 비행선은 수직으로 우뚝 솟은 대형 기낭(氣囊)에 헬륨가스를 충전, 부양력을 얻고 내부 탑승객들이 페달을 밟아 동력을 조달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이런 가운데 2009년 9월 공군사관학교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HPA 스'카이러너(Sky Runner)'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항공 선진국인 미국, 영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HPA 개발국에 등극했다.
이번 스카이러너 개발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7개 기관 및 기업에서 3억 원의 예산을 후원했고 공군사관학교 최성옥 중령을 비롯한 국내 7 명의 항공역학 전문가가 연구에 참여했다. 그리고 한국신기술연구소의 오장근 소장이 공군측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직접 동체의 제작을 맡았다.
스카이러너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오 소장은 1987년 국내 최초의 패러비행기를 시작으로 에어보트, 호버크라프트, 태양전지 자동차, 태양전지 보트, 태양전지 비행기, 위그선 등을 만든 개인 발명가다.
또한 탈것을 넘어 2족·4족 보행로봇, 로봇 물고기, 촬영용 바이오 인공 눈 등 그가 만든 발명품만 자그마치 70여 가지가 넘는다. 발명계의 숨은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듯 많은 발명품 중에서도 스카이러너는 단연 돋보인다.
오 소장은 "스카이러너는 100% 국내 기술과 자재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의 거의 모든 부분을 수작업으로 완성해낸 하나의 작품"이라며 "완성하는 데 1년 남짓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강조했다.
공기저항을 줄여라
항공역학에 대한 연구와 신 분야 개척이라는 도전정신을 기치로 야심차게 기획된 스카이러너는 2009년 9월 조종사 1 명을 태운 채 사람의 키 높이인 1.5m 정도의 고도에서 약 100m를 비행했다. 외관은 글라이더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형태며 조종사가 페달을 밟아 발생시킨 동력을 프로펠러로 전달해 비행하는 방식이다.
스카이러너의 조종사 1명이 두 발로 페달을 밟으면 약 0.3마력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카이러너에 채용된 페달이 무려 600 만원짜리 산악자전거에서 떼어낸 부품이라는 것. 오 소장은 "반드시 가볍고 강도 좋은 페달이 필요했기 때문에 다소 비싼 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제작의 최대 관건은 공기저항을 최소화시켜 동체를 가급적 가볍게 만드는 일이었다. 때문에 오 소장은 스카이러너에 글라이더처럼 종횡비를 크게 만든 장방형 날개를 제작했다.
또한 조종 안정성을 고려한 대형 수평·수직 전동 꼬리날개와 베벨 기어 2개로 이뤄진 단순한 동력전달시스템, 그리고 직경 3.2m의 프로펠러로 구성돼 있다. 전장은 8.9m, 전폭은 30.4m다. 특히 초경량 고강도 소재인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GFRP), 스티로폼, 우드락 등을 동체의 구조재로 사용해 전체 중량이 39.8㎏에 불과하다.
성공적 이륙과 비행에는 추력 대 중량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조종사의 선택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당연히 체중이 적을수록 좋다. 스카이러너의 시험비행 때 조종석에 오른 파일럿의 체중은 53㎏으로 왜소했다. 이와 더불어 스카이러너는 이륙 시 고도 2.3m의 저공 비행으로 지면 효과의 도움을 받는다.
오 소장은 "지면의 영향을 받아 동체 주변의 공기흐름이 변해 공기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이륙 속도도 초속 6.1m라는 다소 느린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 같은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항공기의 세부 설계 조건을 고려해 실험을 거듭해야 했다는 게 오 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스카이러너의 처녀비행은 2009년 2월이었다. 이 후 약 30회의 시험비행에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재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한 쌍에 1,000만 원을 호가하는 날개가 눈앞에서 부러지는 가슴 철렁한 경험을 아홉 번이나 해야 했다.
오 소장은 당초 스카이러너의 날개를 폭 1.4m짜리 6개와 1.7m짜리 3개 등 총 9개 제작했다. 그리고 1.7m 날개를 달아 시험했지만 폭이 너무 넓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다고 판단, 최종 탑재할 날개는 1.4m로 결정했다. "1.4m 날개는 이륙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일단 이륙에만 성공하면 1.7m 날개보다 공기저항을 덜 받아 비행속도가 빠르고 자세도 안정적입니다."
발명 베테랑의 노하우
이처럼 갖은 역경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오 소장은 좌우 날개의 비대칭적 양력 발생, 날개의 들림 정도, 승강타에 의 한 기체 반응, 날개 연결부위의 구조적 강도, 양력선(lifting line)의 강도, 주 날개 및 꼬리날개의 변형도 그리고 프로펠러 최적 피치(pitch) 등을 점검하고 조정했다.
그 결과 스카 이러너는 기본 설계 조건을 다소 수정, 보완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말한 대로 동체의 거의 모든 부분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바로 이 과정에서 해외의 HPA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발명 베테랑 오 소장만이 지닌 노하우가 흠뻑 이식됐다.
가령 우드락 폼으로 만든 날개와 동체 파이프의 연결에는 화장지가 쓰였다. 오 소장은 "우드락 폼에 화장지를 발라 날개와 파이프의 연결부위가 미끄러지지 않고 고정될 수 있도록 했다"며 "우드락 폼에 순간접착제가 닿으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본드를 바른 후 하룻밤 정도 묵혀둬야 했 다"고 밝혔다.
날개의 중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우드락 폼 중앙부에 일일이 구멍을 뚫은 것도 그의 노하우가 빛을 발한 부분이다.
동체의 양 날개에는 두께 1㎝, 길이 140㎝, 평균 폭 22㎝ 형태로 자른 우드락 폼 30개가 들어가는데 직경 7~8 ㎝의 구멍을 뚫은 덕분에 우드락 폼 하나당 1 ~1.5g씩 총 30 ~45g의 무게를 줄인 것. 자칫 별것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HPA는 10~20g에 의해 비행의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 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무시하기 어렵다.
한편 스카이러너의 핵심 소재인 우드락 폼은 1㎝ 두께가 필요해 제작공장에 별도로 주문제작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상용 우드락 폼의 두께는 3㎜ 정도로 얇기 때문이다.
이밖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또 하나 있다. 오 소장은 동체를 감싼 비닐 같은 투명 소재인 마일러(Mylor)가 150~200m 정도만 필요했지만 최소 3,000m 이상만 주문 생산한다는 공장의 방침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지름신의 왕림을 감내해야 했다.
"아직도 연구실 한쪽에 이때 사용하고 남은 마일러가 2,700m나 남아 미래의 쓰임을 기다리고 있어요. 필요로 할 만한 대학이나 유관기관에 무료 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애석하게도 모두 거절하더군요." 오 소장은 HPA의 제작은 다른 어떤 발명품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스카이러너 제작에 필요한 갖가지 수작업을 위해 3~4명의 아주머니 일꾼들을 특별 고용하기도 했다. 스카이러너의 마지막 조립 작업까지 도맡은 아주머니들이야말로 섬세한 손놀림을 요하는 HPA 제작에 적격이었다고 오 소장은 자평한다.
도전! 태양전지 항공기
사실 세계 다섯 번째 쾌거라고는 해도 스카이러너의 비행거리는 1970년대의 HPA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그 의미는 누구도 평가절하 할 수 없다. 오 소장은 "비록 짧은 거리지만 항공기가 떴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스카이러너 연구 경험은 향후 태양전지 항공기의 개발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날개에 태양전지를 붙여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장시간 운용 이 가능한 태양전지 항공기와 HPA의 기반 기술이 서로 같기 때문이다. HPA의 초경량 소재 기술과 높은 수준의 설계 기술이 태양전지 항공기에 응용될 수 있는 것.
또한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환경 감시기나 통신 중계기의 개발에도 HPA 제작 과정에서 확보된 기술과 소재를 활용할 수 있다 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군에서도 향후 추가 연구예산이 확보되는 데로 스위스의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 같은 태양전지 항공기의 개발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솔라 임펄스는 세계 일주를 목표로 개발된 세계 최초의 주·야간 비행이 가능한 태양전지 항공기로서 오 소장은 벌써부터 손이 근질거리는 듯 태양전지 패널의 에너지 효율 실험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그 이전에 HPA의 기술 고도화는 간과할 수 없는 절대 절명의 과제다. 오늘날 HPA의 성능은 조종자, 즉 사람의 체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 이는 HPA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기도 하다. 스카이러너도 현재 공군사관학교의 격납고에서 선잠을 자고 있다.
더구나 현재의 HPA 페달은 일반 자전거 페달과 달리 헛도는 느낌이 들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발을 굴러야 한다. 오 소장은 "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HPA 조종사 는 자전거를 탈 때보다 페달링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러너 시험비행을 앞두고도 이와 같은 문제로 조종사가 별도의 훈련을 했다는 전언이다. 이런 어려움은 HPA의 숙명과도 같지만 과학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는 극복이 가능하다. 오 소장은 "프로펠러 각도를 조절해 공기저항을 많이 받도록, 다시 말해 많은 추력을 내도록 설계할 수 있다"며 "스카이러너의 프로펠러를 가변식으로 만든 까닭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카이러너의 프로펠러는 18~24도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해 허벅지 근력이 높은 조종사라면 각도를 올려 추력을 높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제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조금씩 실현돼 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를 위해 오 소장은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한국발명과학교실 홈페이지(cafe.daum.net/ojgzoa/)에 스카이러 너의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한 소스를 모두 오픈해 놓았다.
최성옥 중령과 함께 고심한 끝에 소스를 공개하는 것이 과학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판단한 것. 그는 자신이 그랬듯이 항공기 제작에 관심을 가진 많은 발명가들의 작은 도전들이 모여 HPA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INTERVIEW 한국신기술연구소 오장근 소장
첨단과학계의 숨은 '마이더스의 손'
오장근 한국신기술연구소장은 첨단과학 분야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베테랑 발명가다. 지금껏 그의 손을 거친 발명품은 70종이 넘으며 그중 30여 종의 발명품 앞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항공기를 만들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쫓아 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한 그는 1987년 국내 최초의 패러비행기 '은빛 날개'를 제작하면서 본격적인 발명가의 길로 들어섰다.
동체 뒤편에 낙하산을 매달고 지상에서 70~80㎞의 속력을 내면 낙하산 속으로 들어간 공기의 부력에 의해 공중으로 떠오르는 은빛 날개는 당시 50m 상공에서 최대 500m를 비행하는 성능을 발휘했다.
"일본 항공 잡지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어떤 외부 도움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설계를 해냈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던 시절도 아니었고, 참고할 자료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 존재가 알려지자 은빛 날개는 국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일본의 유서 깊은 항공잡지 '스카이스포츠'에 개발 소식이 실리기도 했다. 이후 오 소장에게는 항공기에 더해 다양한 발명품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스카이러너 제작 역시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돌이켜보면 무언가를 만들면서 단 한 번도 순탄했던 적이 없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인터넷이 생기기 전에는 정말 답답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특히 호버크라프트의 경우 잡지에 실린 흑백사진 몇 장을 보고 만들었는데 그만큼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습니다. 제작 초기에는 압축공기를 넣어 선체를 공중으로 띄 우는 공기주머니인 스커트를 충전하는 방법조차 몰랐죠. 나중에서야 바람 방출 구멍을 작게해 내부 압력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오 소장은 발명을 결심한 뒤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는 인디언처럼 마음먹은 것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공시키고 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의 성실함과 열정이 큰 몫을 한다. 실제로 발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오 소장의 생활은 한결같다.
매일 아침 8시 반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한다. "발명 외에는 다른 어떤 것에도 취미가 없다" 는 그다. 발명이 곧 생활이요 삶이다. 이러한 오 소장의 한국신기술연구소에는 그럴듯한 명칭과 달리 직원이 단 한 명뿐이다. 바로 오 소장이다. 모든 발명품을 혼자 제작한다는 얘기다.
"제가 다루는 것이 첨단기술이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한다고 해도 당장은 보조적인 역할 정도밖에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전국에서 이따금씩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이들이 있지만 잘 타일러서 돌려 보내곤 하죠." 하지만 그는 발명을 배우려는 열정적인 사람들에게만큼은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둔다.
"이미 나는 나이가 많고, 더 늦기 전에 내가 가진 지식을 나눠주고 싶다"는 게 그의 뜻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과학이라는 에너지를 우리나라 전체에 미치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발명가로서 그의 관심을 가장 끄는 부분은 친환경성. 1992년부터 태양전지를 이용한 자동차·보트·비행기 그리고 최근의 HPA를 만들 게 된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앞으로 태양전지는 어디에나 활용될 것입니다. 투명하고 플렉시블 한 태양전지 패널이 상용화되면 건물 전면에 부착하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오 소장은 "나라가 부강해 지기 위해서는 기초 과학에 투자해야 한다"며 "과학에 투자를 등한시 하는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과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적극 당부하기도 했다.
▩ PROFILE: 주요 발명품
1987년
국내 최초 및 세계 5번째 패러비행기 제작. 세계 최초 엔진 패러글라이더 제작. 국내 최초 무인항공기 제작.
1989년
국내 최초 에어보트 개발. 국내 최초 스크류 물자전거 개발.
1990년
국내 최초 호버크라프트 개발.
1993년
국내 최초 태양전지 보트 개발. (홍익대 공동)
1994년
촬영용 안전 유리 및 촬영용 바이오 인공 눈 개발. 삼성연구원 태양전지 항공기 제작.
1996년
한국해양연구원 위그선 시험선 제작.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공지능 로봇 제작.
2003년
하늘을 나는 자전거 제작.
2004년
호버플래인 제작.
2006년
로봇물고기 제작.
2007년
2족 보행 로봇 제작.
2008년
4족 보행 로봇 제작.
2009년
공군사관학교 인간동력항공기 제작.
2010년
전기 호버크라프트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