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이브리드의 경제학


현대차가 회심의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내놓았다. 그동안 도요타와 혼다가 독식해온 하이브리드 시장에 던진 출사표다. 하이브리드는 과도기 기술이 아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될 미래 시장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은 단순히 경제성만 강조한다고 열리지 않는다. 문제는 환경이고 문화이고 인식이다.

신기주 기자 jerry114@hk.co.kr


하이브리드가 청정지역에 진입했다. 운전자들은 연비만 살폈다. 지난 5월 25일이었다. 현대차가 개발한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강원도 양구군을 질주했다. 아침부터 동해안 31번 국도를 내쳐 달려서 산을 넘고 터널을 지나 민간인 통제선에 도달했다. 여기서부터 남방한계선까진 4km 남짓이다. 당연히 일반 승용차로는 출입이 안 된다. 군부대 트럭이나 허락받고 수학여행을 온 학생 버스 정도가 가끔 다닐 수 있다. 오늘만큼은 예외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4km를 마저 달렸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는 깨끗하기로 유명한 두타연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군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비포장도로를 굽이굽이 운전했다.

맑은 대자연이 펼쳐졌다. 사람도 차도 없었던 덕택에 반세기 넘게 자동 차 매연 따윈 맡지 않고 자란 나무며 꽃들이 거기에 있었다. 친환경 하 이브리드 자동차와 잘 어우러지는 풍경이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이산 화탄소 배출량은 1km당 111g 정도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반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km당 203g이다. 절반 정도란 얘기다. 연간 평균 주행거리가 1만6,000km이니까 일반 자동차가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톤이 넘는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1.5톤이다. 이 쯤 되면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60년 청정지역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작 시승하는 운전자들의 관심사는 탄소 배출량이나 환경 보호가 아니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이었다. 연비 수준이었단 의미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21km/ℓ다.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 발된 2.0 누우 엔진과 30kw 최고출력의 영구자석형 교류동기모터를 함 께 써서 달리는 덕분이다. 현대차는 YF소나타를 새롭게 디자인해서 하 이브리드 전용으로 만들었다. 공기저항계수 역시 0.25cd로 팍 줄였다. 그만큼 연비도 좋아졌다. 시승 행사는 연비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현 대차에서 밝힌 공인 연비가 실현되는지 확인하려고 다들 애를 썼다. 시 속 30km로 거북이걸음을 한다거나 시속 60km로 정속주행을 하면서 운전하는 내내 앞보단 연비를 알려주는 계기반을 더 많이들 바라봤다. 소비자의 눈높이이긴 했다. 하이브리드 시장이 열린 건 지구온난화 때 문이 아니다. 고유가 때문이다. 시승하는 운전자들부터가 하이브리드를 친환경 차가 아니라 고연비 차로 인식하고 있었다.

앞서 간 프리우스

할리우드 영화배우 벤 애플렉이 연출하고 주연한 영화 '타운' 은 미국 보스턴이 배경이다. 보스턴은 영국의 맨체스터와 닮은 도시다. 맨체스 터가 북부 공단 지역으로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자연스레 맨체 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축구팀의 본거지가 됐듯, 보스턴도 동부 공업 지 역의 옛 중심지였고 블루칼라 계층이 토박이여서 자연스레 보스턴 레 드삭스 같은 야구팀의 근거지가 됐다. 벤 애플렉은 '타운' 에서 대를 이 어 은행 강도질을 하는 보스턴 블루칼라 토박이로 나온다. 벤 애플렉 은 은행을 털다가 인질로 잡은 미모의 은행장과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보스턴 출신도 아니고 화이트칼라 계층이다. 영화에서 그녀가 모는 차 가 토요타 프리우스다. 벤 애플렉의 친구들은 그녀의 차를 보고 강한 이질감을 느낀다. 벤 애플렉과 친구들은 포드의 기름 먹는 하마들을 타고 다닌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앞세워서 1997년부터 불모지나 다름없던 하 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했다. 프리우스라는 이름부터가 '앞서 간다' 는 의 미의 라틴어다. 그러나 프리우스가 앞서 가는 방식은 연비가 아니었다. 프리우스의 연비는 29.2km/L다. 자랑할 만하다. 하지만 기름값 비싼 일본 본토에서나 먹힐 소리였다. 값싼 기름을 흥청망청 쓰고 살던 당시 미국 시장에선 통하지 않았다. 토요타는 프리우스를 친환경 차로 포장 했다. 프리우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80g/km다. 지금까지 나온 자 동차 가운데 가장 낮다. 벤츠 E클래스의 탄소 배출량은 254g/km다. 토요타는 환경을 걱정하는 지식인이라면 프리우스를 타야 한다고 소비 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마침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환경문제 를 새로운 의제로 들고 나왔다. 석유 카르텔의 후원을 받던 부시 행정 부와 대립각을 세우기에 딱 좋은 의제였다.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앞장서서 불편한 진실을 설파했다.

'타운' 의 은행장 아가씨는 얼마든지 벤츠 E클래스를 탈 수 있는 경 제력을 지녔다. 사실 벤츠 E클래스야말로 젊은 금융 전문인들이 즐겨 선택하는 차종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프리우스를 탄다. '타운' 은 2010 년도 영화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프리우스는 친환경의 아이콘이다. 하이브리드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토요타는 지난 4월 6일 프리우스 의 미국 누적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부터 미국 판매를 개시해서 11년 만이다. 실적 발표를 하면서 토요타는 프리 우스의 환경공헌 실적을 빼놓지 않았다. 토요타는 발표했다. "지난 11 년 동안 프리우스는 총 33억3,400만 리터의 가솔린을 절약했습니다. 그리고 1,24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공헌했습니다."

유류비만 고려한다면 '타운' 의 벤 애플렉 일당과 은행장 아가씨 가 운데 하이브리드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층은 응당 보스턴 토박이들 이다. 기름값을 아껴야 하는 건 서민층이다. 하지만 소비는 정반대로 일 어난다. 아이러니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에 선 기름값이 2000원/ℓ를 넘어선 지 오래다. 정부가 기름값 전담반까 지 만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사들의 담합 사실을 들춰내겠다고 협 박해도 상승세가 꺾이질 않는다. 정작 거리의 운행 차량 대수는 줄어 들 기미조차 없다. 소비자들이 차를 고를 때 맨 먼저 고려하는 건 여전 히 연비보단 디자인이거나 절대가격이거나 승차감이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미국인들은 기름에 중독돼 있습니 다." 한국 소비자들도 크게 다를 건 없다. 차이가 있다면 더 비싼 기름 에 중독돼 있을 뿐이다.


연비냐 인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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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에 독자적인 병렬식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탑재했다. 도요타의 동력분기식 이나 혼다의 마일드 병렬식과는 또 다른 현대차만의 방식이다. 도요타 방 식은 연비 개선 효과는 크지만 차 값은 비싸지고 설계는 복잡해진다. 혼 다의 마일드 병렬식은 단순하지만 가솔린 엔진을 모터가 단순 보조하는 수준이라서 2% 부족한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현대차는 가솔린 엔진과 전 기 모터 사이에 클러치를 끼어 넣어서 속도와 효율성에 따라 동력 방식을 수시로 바꿔주는 풀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에 동승한 현대차 남양주연구소의 기술진은 말했 다. "현대차는 도요타와 혼다의 기술과는 별개의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년 여 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하이브리드 기술을 다 분석 하고 재해석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엔진 부문에서 현대차는 이미 선발 주 자들을 다 따라잡았습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의 연비 격차 는 8km/ℓ 정도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공차중량은 1,560kg이다. 프리 우스는 1,395kg이다. 배기량은 각각 1,999cc와 1,798cc다. 적잖이 자동차 의 무게와 엔진 배기량에서 오는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도 마음만 먹는다면 혼다 인사이트 같은 깡통 하이브리드를 만들어서 금새 연비를 높여버릴 수도 있단 뜻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시장의 미래는 기술에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경 제성만 고려한다면 중형차인 소나타 하이브리드보다 경차인 모닝을 타 는 게 맞다. 독일 제조사들의 클린 디젤을 타도 좋다. 기름값이 정말 아까 운 소비자라면 차량 운행 횟수를 줄이거나 작 은 차로 바꿔 타면 된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기름값은 부담스럽지만 같은 차종을 계속 타 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차다. 한국 하이브리 드 시장은 이제 열리기 시작했다. 도요타도 프 리우스에 이어 렉서스 CT200h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고유가 상 황에선 당연한 흐름이다. 일단 현대차의 대응 은 절묘한 편이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 수 교수는 말한다. "소나타 하이브리드 출시에 는 드디어 실질적인 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등장했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시 장은 계속 성장해나갈 겁니다. 현대차 역시 국 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적시 에 상품을 내놓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면 하이브리드 시장이 더 크게 열리긴 어렵다. 김필 수 교수는 덧붙인다. "에코 드라이브 운동 같은 소비자 운동이 확산되느 냐 여부에 하이브리드 시장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 실 자동차의 연비는 엔진 기술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도 밀접 한 연관이 있어요." 소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누르 고 정속 주행을 했을 때와 급가속과 급제동을 거듭할 때와 연비 차이가 확연했다. "제조사의 기준 연비를 실현해주기 위해 자신의 운전 습관을 바꿔줄 소비자는 없습니다. 결국 하이브리드 시장은 기술 뿐만 아니라 인 식 변화가 함께 따라가줘야 열릴 수 있단 얘깁니다." 바로 프리우스의 성 공 방정식이다. 도요타는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타 운' 의 미녀 은행장이 벤츠E클래스 대신 프리우스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경제성이냐 친환경이냐

현대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탄소배출량과 젖소의 탄소배출량을 직접비 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엉뚱한 구설수에 올랐다.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탄소배출량이 젖소의 탄소배출량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광고 였다. 당장 축산업계가 들고 일어났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이승호 회장은 반박 자료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국내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미 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가축분뇨자원화를 통해 자연 친화형 농업으로 선회 한 지 오래다." 결국 현대차는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던 젖소 광고는 빼고 고성능을 강조하는 도베르만 광고만 내보내기로 했다. 맹 견 도베르만이 작은 꽃에 묶여서 꼼짝 못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였다.

어쩌면 한국에서 누가 더 친환경적이냐를 놓고 서로 다른 산업이 다툰 첫 번째 사례일 것이다. 친환경성은 미국에서처럼 한국에서도 다루기에 따 라 강한 휘발성을 지닐 수 있다. 프리우스를 탄다는 게 지구환경을 걱정한 다는 자의식의 표현이었듯이,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탄다는 걸 남다른 선택 으로 만들 수 있단 뜻이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YF소나타와 차별되 는 외관을 선보였다.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이브리드 차종에만 적용 되는 하늘색 외장을 준비했다. 하이브리드를 탄다고 자랑할 수 있게 해줬 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동급 차종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리튬이 온 폴리머 배터리가 추가로 들어가고, 하이브리드용 전용 변속기가 장착되 고, 전기 모터까지 첨가되니 당연하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프리미어급 모 델이 3,118만 원이다. 일반 YF소나타는 프리미어 최고급형 모델이 2,580만 원이다. 정부는 친환경 차에 대해선 등록비를 최대 140만 원까지 감면해주 기로 했다. 세제 혜택까지 적용하면 소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어 모델 가격 은 2,975만 원 정도가 된다. 그래도 일반 YF소나타보다 400만 원 가량 비 싸다. 현대차 국내상품팀 조성균 차장은 말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3년 보유할 경우, 유지비 절감 효과 덕분에 비싼 가격을 뽑고도 남습니다." 하지 만 성질 급한 소비자들은 당장의 혜택에 몰두하기 마련이다. 한국 소비자 들은 평균 3, 4년 주기로 차종을 바꾼다. 3년은 일반 소비자들한텐 너무 긴 시간일 수 있단 뜻이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열려면 경제성 이외에 다른 동기 부여가 더 필요하 다. 아주자동차대학교 박정룡 교수는 말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도 운 전습관에 따라 연비 격차가 크게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 은 정차했을 때 엔진이 멈추는 아이들링 기능으로도 기름을 많이 아낍니 다. 실제 주행할 때 연비 절감 효과가 알려진 것보다 더 적단 뜻이죠." 소나 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던 자동차 전문가들도 연비에 대해선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체감한 연비가 공인 연비를 웃도는 경우도 있었지만 터무 니없이 낮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가 연비만을 강조 해서 마케팅을 한다면 소비자들의 균일한 만족도를 얻기가 어렵다. 이미 소 비자들은 소나타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내구성에 대해서마저도 아주 민감 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보증기간 6년에 12만Km를 약속하고 있지만 큰돈 드는 수리비에 예민한 일반 소비자들은 결국 고장 나면 수백만 원이 깨지는 게 아닌지 걱정한다. 경제성만 강조하면 이런 자린고비 소비자들을 설득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박정룡 교수는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는 연비 절감 효과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젖소 광고가 뜻밖의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 만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CF였단 얘기다.

하이브리드 문화

"하이브리드는 앞으로 10년은 갈 기술입니다. 2020년이 되면 하이브리드 는 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0%, 전기차가 5%, 기존 가솔린과 디젤이 80%를 차지하는 시장 구조를 이루게 될 겁니다." 김필수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120년 내연기관의 역사를 몇 년 사이에 한꺼번에 다시 쓰기는 쉽 지 않을 겁니다.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 유가 변동과 맞물려서 돌아가겠 지요." 김필수 교수는 환경부 심의위원이다. 친환경 차에 대한 지원 정책 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다. "사실 정부의 친환경 차 지원책은 아직 미 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만들고 자동차 메이커들을 움직이게 만들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합니다."

현대차 기술진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하이브리드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 브리드와 전기차까지 기술 개발을 계속해왔다. 현대기아차연구개발총괄 본부 환경차시스템시험팀 민병순 팀장은 말한다.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전기차 역시 이미 양산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기술 개발이 끝난 상태란 거 죠. 경쟁사의 하이브리드 차종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 습니다. 풀하이브리드 병렬형 방식이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결과입 니다." 현대차는 2013년에 토요타 프리우스나 혼다 인사이트처럼 하이브 리드 전용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블루 드라이브라는 친환경 브랜 드도 마련해두었다. BMW의 블루 퍼포먼스와 같다. 제조사는 준비가 끝 났단 얘기다. 시장 상황에 따라 준비된 기술을 선보일 뿐이다. 현대차 국 내상품팀 조성균 차장은 하이브리드 출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 부가 친환경 정책으로 가면서 대응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오히려 준 비가 덜된 건 소비자들의 인식과 제도적 뒷받침이다.

친환경 차는 나라마다 다른 자동차 문화에 걸맞게 다르게 발전하고 있 다. 유럽은 클린 디젤로 가고 있다. 디젤 엔진에 대한 유럽인의 선호가 반 영된 결과다. 가공할 연비의 유럽산 디젤 차들은 하이브리드 차들을 낯 뜨겁게 만든다. 미국은 전기차다. 정치가 지렛대 역할을 했다. 아시아는 하 이브리드 차다. 고유가 경제 환경이 하이브리드 수요를 이끌고 있다. 김필 수 교수는 말한다. "이제 한국도 고유한 자동차 문화를 가질 때가 됐습니 다. 현대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유 럽과 미국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자동차 문화를 발판으로 신기술을 발전 시키고 있어요. 한국도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지금이 기회일 겁 니다. 경제성만이 아니라 자동차에 다른 가치를 두고 소비하는 문화를 만 들어볼 때도 됐습니다." 소나타 하이브리드가 두타연 앞에 멈춰 섰다. 두 타연에는 남한 지도를 닮았다는 커다란 웅덩이가 있다. 하이브리드의 성 패는 이 웅덩이에 달려 있다. 소비자들이 기름값이 아니라 두타연 웅덩이 의 깨끗함을 더욱 아끼게 만들 수만 있다면, 하이브리드는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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