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탄탄한 기초 과학이 우리의 성공 비결”

로레알 RI 부문 책임자 로랑 아딸 부사장 단독 인터뷰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이 ‘새로운 소비자 10억 명 확보’를 목표로 뛰기 시작했다. 포춘코리아가 로레알의 연구ㆍ혁신 R&IㆍResearch and Innovation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로랑 아딸 Lauren Attal 부사장을 단독으로 만나 R&I의 역할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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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아딸 부사장이 주는 첫인상은 젊고 활기찼다. 아딸 부 사장은 5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피 부과 학술대회 WDC에 참석하던 중 잠깐 짬을 내고 포 춘코리아 기자를 만났다. 기껏해야 40대 중후반으로밖 에 보이지 않는 아딸 부사장의 실제 나이는 53세였다. 아딸 부사장은 “좋 은 화장품을 쓰기 때문”이라는 조크를 던지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로레알의 102년 역사는 기초과학의 역사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 다.” 의학박사 출신인 아딸 부사장은 R&I에서 성공비결을 찾았다. “로레알 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기초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 입니다. 10억 고객을 만드는 것 역시 과학적 혁신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 실례가 이번 WDC에서 로레알이 발표한 안티에이징 성분 LR2412 다. 이전의 안티에이징 화장품이 피부층마다 별도 성분이 필요했다면, LR2412는 피부층 전체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각질 제거, 표피 재 생, 진피 공략을 위한 화장품을 모두 발라야 했지만, 이제는 한 가지 화장 품으로 모든 효과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과학계는 물론 화장품 업계에서도 아주 탁월한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로레알이 성장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소비자 인 사이트다. 로레알은 전 세계에 12개 평가센터 Assessment Center를 두고 있다. 평가센터는 로레알 제품 효능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 습관, 니즈, 문화 등을 이해하는 더듬이 역할을 한다. 한국에도 1999년 평가센터를 설립했다. 더듬이의 훌륭한 촉각 덕분인지, 아딸 부사장은 한국인 여성 의 미용습관에 대해 한국남자 이상으로 잘 파악하고 있었다. “한국여성 은 세계적으로 가장 길고 까다로운 미용 절차를 갖고 있습니다. 밝고 핑 크빛이 도는 피부를 선호하는 점도 다른 나라보다 강했습니다. 모두 평 가센터에서 채취한 결과입니다.” 로레알은 이를 기초로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랑콤 UV Expert BB 크림이 한 예다. 기존 UV Expert 제품을 한국인이 원하는 피부톤에 맞게 업그 레이드시킨 제품이다.
BB크림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제품이다. BB크림은 피부 질환 치료를 위해 독일에서 개발한 제품이지만, 한국에 와선 피부톤 개선과 보습을 위 한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로레알은 이런 용도변환에 주목했다. 글로벌 시장에 이를 동일하게 적용해 짭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딸 부사장은 이를 ‘역혁신 Reverse Innovation’이라고 표현했다. 로레알의 또 다른 성공방정 식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로컬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건 역시 로컬 브랜드가 아닐까? 한 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이다. “현지 특성을 고려 하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건 과학이 언제나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로레알이 지닌 특별함은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피부 모발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함께 갖추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아딸 부사장은 한국 시장을 특별하게 여긴다. 한국을 톱 10 전략 시장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한국소비자는 화장품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높 습니다. 로레알 제품의 차이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요. 한국에서 로레알이 성공하고 있다는 건 우리의 R&I 전략이 성공하고 있 다는 뜻이 됩니다. 상을 받은 기분이 듭니다.”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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