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자이언트 X선 필름 카메라

X선 필름을 사용해 거대한 사진을 찍는 1.8m 길이의 카메라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일식 주방장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대런 사무엘슨은 얼마 전 맨해튼 허드슨강의 한 부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지막 한 컷을 찍으려 할 때 갑자기 경찰차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경찰은 그가 높이 1.5m, 길이 1.8m, 중량 32㎏의 기계로 왜 도시를 겨누고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사무엘슨은 당황했지만 이것이 카메라이며 자신은 관광객일 뿐이라고설명했다. 카메라를 이리저리 살핀 끝에 경찰은 오해를 풀었고 그는 사진을 계속 찍을 수 있었다.


이 거대한 카메라의 해상도는 그야말로 대단한 수준이다. 배구 경기장 절반 크기까지 사진을 확대해도 선명함이 그대로 유지된다.

사무엘슨은 지난 수년간 대형카메라로 사진촬영을 즐겨왔다. 하지만 취미생활이라 하기에는 필름 값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저렴한 X선 필름을 사용할 방법을 찾아 나섰다.

영상의학과에 근무하던 지인도 이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할 것이라며 그의 의지에 불을 붙였다.

결국 사무엘슨은 고민 끝에 가로 91㎝, 세로 35㎝의 X선 필름을 사용키로 결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처럼 큰 필름을 넣을 카메라의 확보였다.

그는 렌즈와 바디를 연결, 초점거리를수동으로 조절하는 주름상자(bellows)부터 만들기로 했다. 2주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여러 부품들을 접고, 자르고, 붙이고, 뼈대를 넣은 끝에 그럴듯한 외형이 갖춰졌다.

“예상했던 대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군요. 정확히 계산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만들었거든요.” 실패를 거울삼은 그는 다음날 흡족한 성능의 주름상자 개발에 성공했다. 다음 차례는 카메라를 올려놓을 프레임이었다. 사무엘슨은 CAD 프로그램을 사용해 정확한 치수를 구해 제작을 마쳤다.


이후 카메라와 주름상자를 프레임의 레일 위에 얹고 양쪽 끝에 렌즈와 필름 홀더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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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그의 X선 필름 카메라는 일반 디카처럼 사용이 쉽지만은 않다. 부품목록만 엑셀문서로 186줄이나 될 만큼 제작도 어렵다.

“하지만 인화된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정밀한 해상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죠. 저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HOW IT WORKS
제작기간: 7개월
제작비용: 1,800달러


초점
X선 필름을 끼우기 전 주름상자를 움직여 초점을 맞춰야 한다. 렌즈로 들어온 빛은 주름상자를 지나 ‘그라운드 글라스’라는 반투명 유리스크린에 도착하는데 여기에 맺힌 상(像)으로 촬영될 사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사무엘슨은 이틀을 투자해 창문용 유리를 연마제로 갈아 반투명 유리로 만들었다. 초점을 잡은 뒤에는 렌즈의 캡을 조절, 조도(照度)를 맞춘다.

촬영
X선 필름은 카메라에 넣기 전 빛에 노출되면 안 된다. 때문에 사무엘슨은 아크릴로 대형 필름 홀더 3개를 만들었다. 초점 및 조도 설정 이후 필름이 삽입된 홀더를 카메라에 끼우고 홀더만 제거한다. 그러면 모든 촬영 준비가 완료된다.

사무엘슨의 X선 필름카메라는 두 종류의 렌즈를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먼저 수동식 렌즈를 채용했을 때는 스톱워치를 들고 정확한 시간 동안 렌즈의 뚜껑을 열었다가 닫으면 된다. 다른 렌즈에는 셔터 개방 버튼이 달려 있다. 셔터 스피드를 세팅한 후 버튼을 누르면 촬영이 이뤄진다. 필름 홀더 하나에 두 장의 필름이 들어 있어 한 번에 최대 6장을 찍을 수 있다.

현상
촬영 후에는 다시 홀더를 끼워 X선 필름을 감싸고 난 뒤 카메라 밖으로 빼낸다. 사무엘슨은 이를 집으로 가져가 주문제작한 3개의 트레이를 활용해 필름을 넣어 현상한다. 각각의 트레이는 전기펌프를 이용, 현상에 쓰인 화학용액을 저장용기로 자동 배출한다.

취재 당시 8월 말로 예정된 첫 개인전을 위해 출사 여행 중이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즉시 현상을 시작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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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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