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만큼의 세월 동안 그들의 지성과 창의성에 감동을 받아왔다. 지금껏 선정된 90명과 마찬가지로 올해 선정된 10명의 혁신적 과학자들도 과학이 어디까지 진보할 수 있는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효과가 우수한 약을 만들거나 저비용 진료기술을 개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기도 했으며 태양 플라즈마, 기하학의 새로운 방법론 등 한층 형이상학적이고 개혁적인 연구로 도전자 정신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이 40세 미만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미래는 창창하며 그만큼 과학의 미래도 밝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들 때문이다.
PHOTOGRAPHS BY JOHN B. CARNETT
해티스 알터그 33세 보스턴대학 나노광자공학
개발도상국 의료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감염성 질병에 대한 신속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해티스 알터그와 그녀의 연구팀은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도 신속히 바이러스 진단이 가능한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정밀 제어되는 광선으로 병원균을 감지한다.
핵심 구성품은 300나노미터(㎚)의 구멍이 수백만 개 뚫려 있는 금속판이다. 알터그는 이 금속판에 항체를 입힌 후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춘다.
이때 금속 전자들이 빛과 반응해 공진하면 금속판의 반대편 면과 동일한 색의 빛이 재방출된다.
만일 코팅된 항체에 맞는 바이러스 혈청이 금속판을 지나게 되면 항체가 바이러스를 붙들게 된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이렇게 금속판에 달라붙으면 금속 전자의 공진 주파수가 바뀌면서 재방출되는 빛의 색깔이 달라져 바이러스 검출 여부가 즉각 확인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효용성에 주목한 미 국립보건원(NIH)은 올 7월 상용 제품 개발을 위해 알터그 연구팀에 5년간 5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제공했다.
사실 알터그에게 생물학은 낮선 분야다. 그녀는 2000년 고국인 터키를 떠나 스탠포드대학으로 유학을 왔고 2007년부터 보스턴대학에서 자신의 공학적 지식을 생물학적 문제 해결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소재연구가인 뉴욕시립대 마틴 모스코비츠 학장은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학문 간 통섭의 살아있는 표본이에요. 별도로 개발돼 왔던 기술을 합쳐 놀라운 기기를 탄생시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