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BM 떠나는 샘 팔미사노 CEO. 그의 유업은 지속될까?

CEO SAM PALMISANO IS LEAVING IBM IN GREAT SHAPE. WILL HIS LECACY LAST?

by Geoff Colvin

정말로 훌륭한 CEO가 드문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는 데 있다.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좌뇌가 크게 발달되어 있거나, 요즘은 보기 드물지만 창의적이고 감성적이며 직관적이긴 하지만 수학은 달가워하지 않는 우뇌가 크게 발달되어 있다. 거대 기업을 경영하려면 양쪽 뇌 모두가 필요하다. 일류 경영자는 좌우 타석 어느 쪽에서라도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다. 이 일류 경영자 그룹에 샘 팔미사노 IBM 회장도 포함된다. 비즈니스계의 미키 맨틀 Mickey Mantle*역주: 미국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스위치히터인 팔미사노 회장은 이번 연말에 10여 년의 CEO 생활을 마무리하고 회사를 떠난다. 비즈니스계 최고 보증인인 워렌 버핏 Warren Buffett은 107억 달러 규모의 IBM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히면서 팔미사노 회장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경영에서 뇌의 두 영역은 재무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관장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운이 따른다 하더라도 둘 중 한쪽 면에서만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팔미사노 회장의 경우 양쪽 면 모두 탁월했다. 재무적인 면에서 보면 팔미사노 회장은 실제 회사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점을 모르는 CEO는 많다. 아무것도 모르는 CEO는 주당순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기업인수에 너무 많이 투자하는 등의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른다. 하지만 팔미사노 회장은 회사 가치가 자본에 있음을 이해했다. 그는 실적이 나쁜 사업 부문에서 자본을 빼내 실적이 좋은 부문에 투자했다. 예컨대 팔미사노 회장은 디스크 드라이브 부문을 히타치 Hitachi*역주: 일본 최대의 전기 전자기기 제조업체에 매각한 후 히타치 드라이브를 5년 동안 매입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싸구려 상품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판매보다는 구매를 하는 쪽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100여 곳을 인수하기도 했는데, 자본수익률이 높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분의 소규모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팔미사노 회장은 운전자본 working capital*역주: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자본을 최대한 확보했는데, 그다지 매력적인 전략은 아니었지만 효과는 좋았다.

그 결과 IBM의 자본 수익률은 팔미사노 회장 취임 당시 4.7%에서 현재 15.1%까지 증가했다. IBM 같은 거대 기업이 낸 실적으로는 대단한 것이다(2011년 매출 추정치는 1,070억 달러). IBM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금리 하락으로 인해 IBM 자본 비용이 줄어들어, 가장 중요시되는 자본 수익과 자본 비용 간의 차이가 확대된 것이다. 이것이 현재 IBM 주가가 팔미사노 회장이 취임한 2002년 주가보다 82%나 오를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다. 현재 주가는 IT 거품이 한창일 때보다도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인간적인 면에서 CEO는 차세대 리더를 양성해서 이 같은 대단한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팔미사노 회장은 교사가 아닌 세상이 진정한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팔미사노 회장 재임기간 내내 인사부서를 이끌고 있는 랜달 맥도널드 Randall MacDonald는 말한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벗어나 실무 위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IBM은 리더십 역량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예컨대 기업봉사단 Corporate Service Corps 을 창설해 다양하고 전도유망한 젊은 직원들을 세계 곳곳에 보내고, 지역 현안과 씨름하는 현지 지도자들과 함께 팀을 이루도록 했다. 참가직원들은 이를 통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발전을 꾀할 수 있고, IBM 입장에선 직원들의 역량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회사는 선진국 시장에서 근무한 관리자를 신흥 시장에 파견한다. IBM은 이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 근무한 관리자를 선진국에 보내 성숙한 경제에서 경험을 쌓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 덕분에 IBM은 새롭게 선정된 세계 리더십 일류기업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fortune.com 참고).

이런 IBM 프로그램은 그동안 들인 수고와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아무도 확답은 할 수 없다.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의 성과는 대부분 훨씬 나중에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가 은퇴할 때 완전히 평가할 수 없는 더 중요한 까닭은 그들이 내린 결정이 퇴임 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팔미사노 회장도 비즈니스 분석과 슈퍼컴퓨터, IBM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세계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똑똑한 지구 Smarter Planet*역주: 네트워킹과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의료 서비스 접근권이나 교통 혼잡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 계획에 관해 중요한 장기 투자 결정을 내렸다. 그의 후임자 버지니아 로메티 차기 회장의 실적도 팔미사노 회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은 예비 보고서일 뿐이다. 팔미사노 회장이 IBM의 미래를 위해 얼마나 경영을 잘했는지를 알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팔미사노 회장은 올스타 선수처럼 환호 속에서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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