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최근 결손 가정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문화적 단합이 유로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By Pankaj Ghemawat
번역 조한준 theperfectparagon@gmail.com ILLUSTRATION BY CHRISTOPH NIEMANN
유럽의 정책입안자들은 고도로 통합된 유럽 경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유로화 위기를 낳은 것과 같은 실수, 즉 유럽이 행정적인 조처만으로도 통합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최적 통화권optimal currency area이 되기에는 유로존의 재정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차이점들이 너무나 크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로존이 채택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Jean-Claude Trichet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U가 재정적 통합이 빠진 미합중국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아닐지도 모른다. 현 금융위기를 바로잡거나 억제하기 위한 단기 조처들이 정말로 필요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유럽이 유로존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균형 잡힌 통합을 성취하려면 문화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최근 불거진 문제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통합에 대한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 간 교역을 증진함으로써, 그리고 더 나아가 유럽 시민들 사이의 신뢰를 제고함으로써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지리적인 이유 탓에 대부분의 운송 방식은 여전히 미국보다 EU 내에서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이는 교역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EU 지도자들은 각국의 대표기업들을 편애하는 대신 유럽 국가들의 국경에서 유럽의 운송, 통신 그리고 에너지 인프라를 조정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적으론 유럽 국가 간의 생산성 격차와 그로 인한 평균 소득의 격차가 미국의 여러 주들에 비해 훨씬 더 크다. 이러한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노동이주의 비율은 유럽이 훨씬 더 낮다.
문화적인 관점에서도 차이점이 드러났다. 조사 결과 유럽인의 거의 절반이 자국 국민에겐 높은 수준의 신뢰를 보였지만, 타국 출신의 유럽인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신뢰를 보인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이러한 불신은 장출혈성 대장균 문제가 자국에서 비롯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사람들이 박테리아 오이를 판 스페인의 농부들에게 누명을 씌운 것과 같은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은 최근의 금융 위기로 인해 심화되었다.
어렵긴 하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는 많다. 연구 결과 고등교육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외부인에 대한 의심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유럽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낼지도 모른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라스무스 Erasmus 교환 환생 프로그램은 이미 유럽 전역에서 중요한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해왔다. 긴축 재정의 시기라고 하더라도 확대 실시할 가치가 분명히 있다. 기술 발전으로 소통이 더 원활해지고, 그 대상 또한 더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역내 경제 네트워크에 대한 참여는 더 큰 관심을 쏟을만한 가치 있는 아이디어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도 통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하지만 시도하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그러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유럽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판카즈 게마와트 Pankaj Ghe-mawat IESE 경영대학원 교수는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에서 출간된 ‘월드 3.0’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