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블랙베리의 비즈니스 문제

BLACKBERRY’S BUSINESS PROBLEM

느린 웹 브라우징 속도부터 몇 안 되는 애플리케이션에 황당한 서비스 불통까지. 과연 블랙베리는 이 최대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By Adam Lashinsky
번역 박진영 jyp97@hanmail.net
REPORTER ASSOCIATE RICHARD NIEVA

중독이란 참으로 끊기 힘든 것이지만, 리서치 인 모션 Research in Motion(이하 RIM)은 크랙베리 CrackBerry *역주: 마약을 의미하는 크랙과 블랙베리를 합성해 만든 말. 중독성이 높은 블랙베리폰의 애칭 중독자들이 이를 완전히 끊도록 해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블랙베리 스마트 폰을 제조하는 이 캐나다 회사가 요즘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10월 중순에 있었던 전 세계적인 서비스 불통사태, 아이패드의 대항마로선 역부족인 플레이북 Playbook 태블릿 PC 등. 게다가 블랙베리폰의 웹 브라우징은 쓴웃음이 날 정도로 품질이 낮고 속도도 느려 터졌다.

이런 모든 문제들은 곧 RIM이 사상최대의 생존위기에 처했음을 말해준다. 이 회사의 제품 라인업도, 인터넷연결 품질도 최악인 이때, 애플과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블랙베리가 주름잡고 있던 업무용 휴대폰 시장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물론 블랙베리도 록 밴드 U2의 보노 Bono 같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한 광고를 통해 블랙베리폰은 멋지다는 인식을 젊은이들에게 심어주며 유행의 대명사로 통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블랙베리의 주된 무대는 기업이었다. 안정적인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편리한 이메일 기능을 자랑하는 기기(이점이 그간 블랙베리가 최대의 강점으로 내세워 온 것이다)였기에 3일간 계속된 이번의 불통사태는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이었다.

현재 블랙베리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 얻고 있는 인기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크게 부족하다. 또한 최근 애플은 아이폰 광고에서 드롭박스 DropBox나 시스코 웹엑스 Cisco’s WebEx 같은 업무용 앱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애플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개인 고객들이지만, 애플은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의 93%가 아이폰을 업무용 기기로 시험운용하고 있거나, 혹은 이미 공식 채택했다는 점을 자주 언급한다. RIM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또한 구글이 최근 인수한 모토로라는 새로 출시한 드로이드 레이저 Droid RAZR가 기업의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 Chief Information Officer)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드로이드 레이저가 제공하는 값싸고 성능 좋은 클라우드 기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들은 네트워크상에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회사는 이 콘텐츠를 따로 유지 보관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CIO들은 그들이 좋든 싫든 IT의 대세가 클라우드와 모빌라이제이션 mobilization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산제이 자 Sanjay Jha 모토로라 모빌리티 Motorola mobility CEO의 말이다.

RIM에게 강점으로 작용하는 점들은 여전히 많다. RIM의 기업제품부문 전무인 피터 워커 Peter Walker는 예컨대 ‘블랙베리 밸런스’ 같은 기술을 치켜세우는데, 이는 기업이 직원들의 휴대폰을 통제하면서도 개인용 앱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또 블랙베리용 앱을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프리랜서 개발자들도 늘고 있다. 내년에는 업그레이드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신형 휴대폰과 태블릿 PC도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회사가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7,000만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분기에만 1,06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을 출하했다는 사실이다. 토론토에서 시장조사기관 IDC 소속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케빈 레스티보 Kevin Restivo는 “아주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블랙베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로펌과 같이 컴플라이언스 Compliance 문제가 중요한 회사들의 경우 블랙베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며 “다만 이제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이 RIM의 독무대인 시절은 끝났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블랙베리라는 이름의 이 신종마약의 문제는 어쩌면 훌륭한 대안이 널려 있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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