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장난감 병정 납 퇴출 전쟁

안전해 보이는 아이들의 장난감에도 오랫동안 유해한 납이 쓰여 왔다

장난감에 대한 납 사용 금지는 세계 각국의 소비자보호법 조항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는 규정의 하나다. 납의 독성은 고열·발진처럼 중독 즉시 확인되는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장기간에 걸쳐 행동장애, IQ 저하 같은 심대한 타격을 준다. 또한 납은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전까지 주석과 납의 합금인 '주석합금(땜납)'을 녹여서 주물로 장난감 병정 등을 만드는 것이 아이들의 인기 놀이였다.


납이 무려 60~7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납이라는 단어를 쏙 빼버린 주석합금이라는 명칭은 정말 기만적인 작명이 아닐 수 없다.

가끔씩은 총탄 제작에 쓰이는 경납 합금으로도 장난감 병정을 만들었는데 이는 95%가 납 성분이다.

결국 이들 장난감 병정은 가히 신경독소 덩어리라 할 만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단순히 병정을 가지고 노는 것을 넘어 음식들이 널려 있는 주방에서 주물 그릇, 국자, 형틀, 주석합금 덩어리 등으로 구성된 제작키트로 직접 장난감 병정을 만들었다.


또한 주물 병정을 형틀 속에서 꺼낸 뒤에는 줄질을 통해 오톨도톨한 부분을 매끄럽게 했다. 납 가루를 사방으로 날려가며 말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완성된 병정에 예쁘게 칠했던 페인트들 대부분에도 납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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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금은 안전기준이 크게 강화돼 미국의 경우 100ppm 이상의 납이 함유된 장난감은 판매가 금지됐다. 과거에 제작된 수백만 개의 납덩어리 장난감 병정들이 더 이상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덕분에 납중독 사례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해보이지는 않는다. 여타 독성물질들과 달리 납의 유해성은 그 한계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납이 두뇌에 축적됐을 때 나타날 위험에 대한 증거가 더 많이 확인되면 100ppm이라는 현 기준치는 더 강화될 것이다.

혹시 안전한 장난감 병정을 만들고 싶다면 고품질 실리콘 고무 형틀을 구한 다음 납이 들어있지 않은 배관용 무연 땜납을 재료로 써야 한다.

WARNING
모든 금속 용융물은 화상 또는 화재를 유발하거나 예기치 않게 주물 형틀 밖으로 튈 수 있으니 적절한 안전장비를 갖추고 실험해야 한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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