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페시티고에 살던 존 롤리는 어느 날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흙만을 이용하는 휴대형 산불 진화 장치가 바로 그것이었다.
배낭처럼 짊어지는 이 장치는 모터를 통해 나사처럼 생긴 막대를 회전시켜 지면의 흙과 모래, 자갈을 퍼 올린다. 그리고 고압 압축가스로 이들을 화염에 분사한다. 불이 나려면 불꽃(발화원)과 가연성 물질, 산소가 필요한데 흙이 불과 공기(산소)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서 불길을 잡는 것.
롤리는 이 장치를 지급받은 소방관들이 좌우 일렬로 서서 진화 작업을 펼치는 세상을 꿈꿨다. 하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고압가스탱크를 휴대한 채 불에 뛰어든다는 점이 마뜩찮게 보였는지 상용화는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