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가짜 금괴 제작

금은방 주인을 속여 넘길 모조품 제작이 가능할까

작년 9월 뉴욕의 한 금은방 주인이 가짜 금괴 4개를 7만2,000달러에 구입하는 사건이 있었다. 멍청하다고? 10온스(283g)짜리 그 금괴는 진짜 금괴의 모든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심지어 일련번호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갖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도 속일만한 모조품의 출현은 꽤나 겁나는 일이다.

소설가 다미앵 루이스가 가짜 금괴를 다룬 2007년작 소설 '코브라 골드'에 필자를 모티브로 한 인물을 등장시켜 준 이래 필자는 가짜 금괴의 광팬이 됐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소설 속 필자의 가짜 금괴 제작 경험은 모두 가짜다. 그래서 이번에 실제로 2㎏의 가짜 금괴 제작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첫 과제는 소재의 선택. 일반인들은 납(Pb)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납은 금보다 밀도가 낮아 무게감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위조꾼들은 텅스텐(W)을 택한다. 금과 밀도가 거의 동일하고, 방사성이 없는 유일한 원소이기 때문이다. 가격도 1파운드(453g)당 50달러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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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제작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진짜 금을 녹여서 텅스텐 바를 일정 두께로 코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무게도 완벽하고, 표면을 긁어도 텅스텐이 보이지 않는다. 1만5,000달러를 투자해 11만 달러짜리 2㎏ 금괴가 탄생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200달러로 예산이 제한돼 있어 금이 아닌 납-안티몬(Sb) 합금으로 텅스텐을 감쌌다. 이 합금은 금과 경도(硬度)가 비슷해 촉감이나 떨어뜨렸을 때의 소리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이후 진짜 금박으로 감싸서 금 특유의 색감과 광택을 재연했다.

필자의 이 가짜 금괴는 손쉽게 가짜임이 들통 날 수준이다. 손톱으로 긁기만 해도 금박이 벗겨진다. 하지만 적어도 외관이나 질감은 진짜와 구분이 어렵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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