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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하늘의 말벌 ‘F/A-18 슈퍼호넷’…北침투 함재기로 마하 1.8로 날아가 정밀 타격[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단좌 ‘F/A-18E’·복좌 ‘F/A-18F’ 두 기종

항속거리 2346㎞·상승한도 1만5000m

공대지·공대공·공대함 각종 유도탄 장착

미 해군·오스트레일리아 공군만 운용 중

지난 4월 11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열린 ‘한미일 해상훈련’ 도중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에서 F/A-18E 함재기가 힘차게 발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지난 4월 11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열린 ‘한미일 해상훈련’ 도중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에서 F/A-18E 함재기가 힘차게 발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2022년 영화 ‘탑건: 매버릭’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진 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BN-71)이 지난 22일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항공모함 방한은 지난해 11월 칼빈슨함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달말 실시하는 한미일의 첫 다영역(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전례 없는 밀착 행보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한미일이 강력한 군사적 억제를 갖고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내외신 언론인을 초청해 항공모함 루즈벨트함 공개행사를 열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루즈벨트함은 10만톤급 핵추진 항모로 길이 332.8미터, 폭 76.8미터, 비행갑판이 축구장 3배 수준 면적이다. 갑판 위에는 F/A-18(슈퍼호넷), F-35C 전투기, 조기경보통제기 E-2C 호크아이,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항공기 수십 대가 선을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화 ‘탑건: 매버’에서 톰 크루즈가 조종간을 잡았던 ‘F/A-18 슈퍼호넷’ 전투기다. 1999년부터 미 해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해 오늘날 미 해군 항공모함 탑재기로 운용되고 있는 핵심 전력인 F/A-18E/F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엔진으로도 탑재된 제너럴 일렉트릭 (GE) F414-GE-400 터보팬 엔진 2기를 가진 쌍발 다목적 전투기이다. 기존 미 해군의 F-14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F/A-18 호넷의 개량형으로 단좌형인 ‘F/A-18E’와 복좌형인 ‘F/A-18’F 등 두 가지 기종이 있다.

F/A-18F 슈퍼호넷 함재기가 힘차게 이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F/A-18F 슈퍼호넷 함재기가 힘차게 이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항공모함 함재기 F/A-18 슈퍼호넷의 무장 능력. 사진 제공=미 해군항공모함 함재기 F/A-18 슈퍼호넷의 무장 능력. 사진 제공=미 해군


F/A-18C/D형의 업그레이드형인 F/A-18 E/F 슈퍼호넷의 시간당 비행 비용은 F-14 톰캣(Tomcat)에 비해 40%에 불과하다. 동체 크기가 20% 증가했고 자체 중량(empty weight)은 3,175kg가량 증가한 덕분이다. 최대이륙중량은 C/D형에 비해 약 6,804kg가량 늘었고 동체 길이도 약 34cm 길어진 대신 내부 연료탱크를 최대 33%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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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개선으로 임무 범위가 41% 확대됐고 내구성도 50%향상됐다.

엔진 또한 1만1000파운드의 F-404-GE-402 터보팬엔진에서 1만3000파운드의 F-414-GE-400 터보팬엔진으로 교체하면서 비행영역선도(flying envelope) 전체에 걸쳐 추력이 호넷에 비해 약 35%가량 개선됐다.

주요 전자 장비로 APG-73, APG-79 레이더 외에 항전장비로 AN/ALE-165 자기 보호 전파 교란 장치, AN/ALE-214 통합 방어 전자 대응 시스템, AN/ALE-50 . AN/ALE-55 견인식 디코이, AN/ALR-67(V)3 레이더 경보기 등이 장착돼 있다.

기체 크기는 전장 18.31m, 전폭 13.62m(날개를 접을 시 9.32m), 전고 4.88m에 이른다. 최대 이륙중량 2만9937Kg, 최대속도 마하 1.8에 달한다. 항속거리는 2346Km에 상승속도는 초당 228m, 상승한도 1만5000m에 이른다.

기본 무장 M61A2 20mm 개틀링 기관포 외에 무장으로는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AGM-65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AGM-84H/K SLAM-ER 순항 미사일, AGM-88 HARM 대레이더 미사일, MK. 80 CBU-78 클러스터 폭탄, CBU-87 클러스터 폭탄, CBU-97 클러스터 폭탄 MK. 20 대함 AGM-84 하푼 공대함 미사일, LRASM 공대함 미사일 등을 장착해 다목적 작전이 가능하다.



F/A-18E/F의 전신 모델인 F/A-18 호넷은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이 도입될 때에 함께 검토한 기체로 당시 선정과정에서 공군 조종사들의 의견에 반해 석연치 않게 도입이 좌절된 기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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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에서 F/A-18E 함재기가 발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한미일 해상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에서 F/A-18E 함재기가 발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항공모함의 주력 함재기인 F/A-18는 지난 2011년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Navy SEAL)이 사살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처리한 작전에 동원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네이비 실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은신처에 있던 빈 라덴을 사살했고 그의 시신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기지를 거쳐 칼빈슨함으로 옮겨져 아라비아해에 수장됐다.

당시 국내 언론사들은 외신들을 통해 전해지는 미 해군의 다목적 전투기 F/A-18 슈퍼호넷에 주목했다. 보도 영상에서는 전속력으로 질주해 하늘로 솟아올르는 모습은 흡사 한 마리 독수리가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듯했다.

비행갑판에는 항공기 엔진이 뿜은 매연으로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고 항공기들이 질주한 자리에는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슈퍼호넷이 수 분 간격으로 속속 출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북한이 도발하면 곧바로 대응하고자 공격 선두에 나설 미 해군의 항공모함의 함재기는 ‘F/A-18 슈퍼호넷’이다.

슈퍼호넷은 최대속도가 마하 1.8에 달해 합동직격탄(JDAM)을 포함한 정밀유도폭탄을 대량 장착해 적의 핵심시설을 신속하게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지상 공군기지 활주로의 경우 전투기가 이륙하려면 보통 300∼400m는 질주해야 하지만, 항공모함 함재기는 원자로 증기를 위로 뿜어 전투기를 띄워주는 ‘캐터펄트’(catapult) 장비가 있어 3분의 1 정도만 달려도 이함이 가능하다.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해 착함할 때는 비행갑판에 설치된 굵은 쇠줄인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가 질주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 사람 팔뚝 굵기의 어레스팅 와이어는 착함하는 슈퍼호넷 기체에 걸려 뒤로 힘있게 당겨주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준다.

지상기지에 착륙하는 전투기는 보통 2㎞를 달리야 멈추지만 항공모함 갑판의 슈퍼호넷은 어레스팅 와이어 덕에 약 100m만 달리고 정지가 가능하다. 다만 어레스팅 와이어의 잡아끄는 힘이 워낙 강해 전투기에 탄 승무원은 순간적으로 온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견뎌야 하는 근성이 필요하다.

지난 6월 22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입항해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연합뉴스지난 6월 22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입항해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연합뉴스


F/A-18 E/F형은 2002년 7월 미 해군 제115 전투공격대대(VFA-115)에 최초로 인도됐다. 같은 해 11월 이라크에서 ‘서던 워치’(Southern Watch) 작전에 참가하며 첫 실전 기록을 세웠다.현재 운용 중인 국가는 미 해군과 왕립 오스트레일리아 공군 두 개국 뿐이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은 제1전투비행대대에 슈퍼호넷을 배치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973년에 도입한 F-111 아드바크를 2010년까지 전량 퇴역시킨 뒤 후속 기종으로 도입 계약인 F-35 인도가 완료될 때까지 잠정 활용할 목적으로 약 24대의 F/A-18 E/F 슈퍼호넷를 도입했다.

F/A-18 슈퍼호넷의 해외 수출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2008년 브라질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참여했지만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브라질 대통령 도청 의혹이 터지면서 최종 선발에서 제외됐다. 인도 중형 다목적 전투기 사업에도 인도 공군 요구도를 맞춘 F/A-18IN 형상을 제안했지만 최종 탈락하고 프랑스 다소사 ‘라팔’(Rafale)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됐다.

이외에 스위스 공군의 F-5E 대체기종 선정 사업에도 참가했지만 유럽제 기체 선정 분위기로 보잉사는 2008년 입찰에서 자진 철수했다. 영국 왕립 해군 또한 퀸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II)급 항모에 탑재할 함재기 도입을 놓고 F-35B 대신 F/A-18E/F의 도입을 고려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F-35B의 도입으로

선회했다. 2016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덴마크 공군 F-16AM/BM 대체기종 도입 사업에서도 F/A-18 E/F 대신 F-35A 도입이 결정되면서 입찰에서 최종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처럼 해외 수출 성적표는 낙제점이지만 분명한 것은 노후화된 기종인 F/A-18 슈퍼호넷의 퇴역일자를 미 해군이 아직도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미 해군은 F/A-18 E/F과 함께 F/A-18F의 전자전 사양 항공기인 ‘E/A-18G 그라울러’를 2030년대까지 계속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생산라인 종료까지 최대 563대를 도입할 추가 계획이다. 이를 봐도 애칭으로 불리는 ‘바다 위 하늘의 공포에 말벌’처럼 다목적 전투기 ‘F/A-18 슈러호넷’은 현존하는 최강의 함재기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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