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 지도자들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을 완전히 탈바꿈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도층은 제조업을 보완할 소위 지식산업의 육성을 원한다. 또 경제 성장을 위해 내수를 진작하고, 세계가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길 바란다. 전 세계의 기업가, 정치가들이 6월 6~8일 중국 서쪽 도시 청두 Chengdu에서 열린 포춘의 글로벌 포럼에서 이 야심 찬 비전에 대해 토의하고 논쟁을 벌였다. 이 특집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새로운 중국(a New China)’의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레노보 Lenovo는 혁신적인 첨단 제품을 만들고 있다. 다롄의 완다 그룹 Wanda group은 중국 내에 테마파크와 리조트를 건설 중이다. 중국 정부는 중산층과 부유한 소비자들을 그곳으로 인도할 도로와 철도 건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고용 창출에 일조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중국을 다음 목적지로 이끈다는 점이다.
중국의 교통 프로젝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다음을 보라.
THE EXPRESS WAY
경쟁적인 도로 건설
미래의 교통정체를 막기 위해 2,070억달러가 투자된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3만 1,000마일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이는 미국 간선 도로 시스템-약 60년 전 처음 만들어진 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다-전체 길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오늘날 중국 고속도로는 4만 9,000마일에 달한다. 도로는 2002년 이후 두 배 이상 늘어 약 260만 마일에 이르고 있다. 지금도 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KPMG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작년에 도로 건설과 정비를 위해 2,070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5개년 개발 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남북종단도로 9개와 동서횡단도로 18개를 건설하고, 도로망을 최소 18만 6,000마일 확장할 계획이다. 또 베이징과 국경 지방을 연결하는 7개의 방사형 도로를 추가로 건설한다.
리즌 Reason 재단에서 중국 교통 시스템을 연구하는 샘 스테일리 Sam Staley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는 “중국이 이제서야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도로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고 작년에는 1,930만 대의 차량이 팔렸다. 고속도로 건설은 중국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원천이다. 조사기관 IBIS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건설업체는 46개였다. 이들은 71만 500명을 고용하고, 123억 달러의 임금을 지불했다. 무엇보다 중국 지도층은 도로 건설이 부품업체와 완제품을 공장에서 항구로 수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물류 효율도 높아질 것이다(교량 공사도 주목 받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 남부의 광둥성-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50km의 6차선 다리 건설 프로젝트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2016년 완공 예정으로, 건설 지지자들은 중국 본토에서 홍콩까지의 거리가 4시간 이상에서 40분으로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테일리는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고속도로를 아무리 늘려도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Anne VanderMey
MAN VS. NATURE
물과의 전쟁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강의 물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물 문제도 가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은 전 세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중국은 전 세계 물의 20분의 1로 전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물 공급량을 늘릴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중국은 야심 찬 토목사업 계획의 새로운 장을 펼쳐왔다. 상대적으로 물이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부터 건조한 북쪽 지방으로 물길을 내 수조 갤런의 물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개의 계획으로 이뤄져 있는 이 프로젝트는 모두 양쯔강으로부터 북쪽으로 물을 보낸다. 첫 노선인 동부 노선은 거의 완공됐다. 이 노선은 황하의 지하수를 톈진으로 보내게 된다. 중앙 노선은 2015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서부 노선은 2030년 후에 완공될 가능성이 높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중국 최대 규모인 양쯔강의 수량 중 최대 10%가 방향을 바꿀 것이다.
미국의 안보 싱크탱크 스트랫퍼 Stratfor의 동아시아 애널리스트 존 미니치 John Minnich는 “이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의 허세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지금 중국이 밀어붙이는 이 일의 심각성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Harvard Kennedy School of Government) 연구원인 스콧 무어 Scott Moore는 총 사업비가 약 620억 달러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물길을 변경하면서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이주했다. 건설이 진행 중이지만 수질 악화와 전반적인 물 부족 등 환경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성장을 생각하면 거대 프로젝트가 실용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KPMG의 스티븐 입은 “일정 수준에서 환경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쪽엔 물이 부족하다. 어디서 물을 가져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A.V.
PLANES, TRAINS, AND AUTOMOBILES
동분서주하고 있는 국가
13억 인구와 그들이 만든 제품은 어떻게 수송될까?
번영으로 가는 길에 도로만 준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공항과 고속철도도 건설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목표는 전적으로 효율적인 운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촌이 도시로 바뀌면서, 양쪽 모두 교통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졌다. 도심에 고속도로와 지하철 노선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시골 마을들을 연결해 빠르게 확대되는 도시망에 편입시키는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해안 지방이 계속 현대화되면서 단순 제조업은 점차 내륙으로 옮겨갈 것이다. 동쪽의 베이징, 상하이 같은 도시들이 더 정교한 산업으로 ‘가치 사슬(value chain)’을 이동시키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고립된 서쪽 지방을 개발해 화물 운송을 집중시키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은 현재 우한의 내륙항 건설에 27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전역의 연결성을 확대함으로써 증가하는 중산층이 가진 엄청난 소비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제의 미래는 자국 내 소비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더욱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려면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저렴한 상품을 수출하기보다 나라 내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 산업혁명 기간에 미국에서 나타났던 개발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다르다. 2007년까지만 해도 중국엔 고속철도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고속철도망은 5,800마일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중국은 2015년까지 최소 5,400마일의 초고속 철도, 50개의 공항, 440곳의 심해 부두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의 경기침체와 인프라 건설로 인한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면, 이런 형태의 경제정책 전환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2011~2015년 사이에 고속철도 선로 길이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목표대로 진행 중이다. KPMG의 중국 정부 및 기반시설 담당 수석 파트너인 스티븐 입 Stephen Ip은 “중국에선 불가능해 보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