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개발한 ‘뾰족뒤쥐 로봇(Shrewbot)’은 크기가 작은 개 정도인데 배터리로 동력을 제공받죠. 머리를 돌릴 수 있고, 전방향으로 회전 가능한 공 모양의 바퀴도 갖고 있지만 눈은 없어요. 오직 주둥이 부분에 붙어있는 18개의 플라스틱 수염을 통해 얻은 촉각정보를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갑니다.
이 수염은 1초당 5회씩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요. 실제 뾰족뒤쥐는 이보다 두 배나 빠르게 수염을 움직이죠.
어쨌든 수염이 뭔가를 건드리면 즉시 휘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염뿌리에 위치한 자석을 밀게 되고, 자력센서가 이 정보를 컴퓨터 프로세서로 보냅니다.
이렇게 물체가 감지되면 뾰족뒤쥐의 뇌를 모방해 만든 컴퓨터 모델이 해당물체의 조사를 명령하고, 수염의 움직임을 바꿔 물체에 가볍게 스치면서 정체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런 메커니즘으로 주변을 매핑하고, 모양과 질감까지 구분할 수 있어요.
특히 이 과정은 외부의 제어 없이 자율적으로 신속히 진행돼요. 30초면 1m 정도의 벽을 완벽히 조사할 수 있죠.
장님 로봇을 왜 만들었냐고요? 연기와 먼지로 시야확보가 불가능한 건물에서의 구조·탐색이나 하수관처럼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좁고 어두운 곳의 탐사 및 균열 감지에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 영국 셰필드대학 셰필드로봇공학센터장 토니 J. 프레스콧
뾰족뒤쥐 (shrew) 땃쥐목 땃쥐과의 포유류. 몸길이는 5~7㎝ 정도며, 뾰족한 입과 작은 눈이 특징이다.
체내 에너지 소비량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할 때 사람은 체중 1㎏당 약 2W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는 코끼리가 가만히 서있기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라도 자연계에서 신진대사 속도가 가장 빠른 생물과 비교하면 명함조차 못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