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진불생(不進不生) 모토로 글로벌 성장 전략 추진 지주사 전환 계기 경쟁력 업그레이드

[글로벌 500 세계 최대 규모 기업들] 57위 SK(주)

SK(주)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57위에 올랐다. 지난해 65위에서 8단계나 뛰었다. 회사 창립 후 최고 성적이다. SK(주)는 이번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100위 안에 든 2개 국내 기업 중 하나이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SK(주)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이다. SK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에 이어 국내 재계 3위 그룹이다. 2007년 7월 인적 분할 방식에 따라 현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SK㈜는 지주회사 전환을 계기로 높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자율·책임 경영체제를 정착시킨 결과, 각 사별 사업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는 지주회사 전환 1년 만인 2008년 707억 1,700만 달러를, 지난해인 2012년에는 1,062억 5,88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4년 만에 50% 가까이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성장전략이 주효했다. SK㈜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와 정보통신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던 2000년대 중반, 최태원 회장은 ‘부진불생(不進不生·나아가지 못하면 살지 못한다)’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각 계열사들은 새로운 글로벌 진출 전략을 세우고, 현지 사업 강화 및 수출 확대 등에 나섰다. 지주회사 원년인 2007년 23조 원이던 제조업 수출액은 2012년 64조 원으로 늘었다. SK㈜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제조업 포함 해외 수출액 600억 달러를 달성했다. 1,120원 환율을 적용하면 73조 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케미칼 등의 주력 자회사가 57조 원이 넘는 수출을 견인했다. 2011년 수출액은 총 450억 달러였다.

지난해 계열사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였다. 최태원 회장 취임 전인 1997년 SK 전체 수출 비중이 30.8%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동안 SK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내수기업이라기보다 수출기업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다.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두드러진 매출 성장세를 나타낸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계열사 중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73조3,30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조6,911억 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 증가는 사상 최대 수출 실적 덕분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SK이노베이션은 53조6,000억 원의 해외수출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이다. 전체 매출액 중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수출 비중은 2007년 전체 매출의 50%를 돌파한 이래 5년 만인 2012년 75%까지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출범도 SK 매출 증가의 주요 원인이다. 2012년 2월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되면서 그에 상응하는 만큼 SK의 매출액이 늘어났다. 2012년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IFRS연결 기준 10조1,622억 원이었다. 최근 D램 가격 상승과 낸드플래시 가격 안정이 이어지는 등 호재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SK 전체 매출 및 수익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SK㈜는 그동안 투자했던 해외 사업 부문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면서 겹경사를 맞고 있다. 지난해 터키의 대기업인 도우쉬 그룹 Dogus Group 과 대규모 신사업 협약을 맺은 것이 그 시작이다. SK㈜와 도우쉬 그룹은 각각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총 1억 달러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 통신 및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터키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터키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터키의 국영전력회사와 함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도 추진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시장인 중국에서도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SK종합화학이 중국 최대 석유화학업체 시노펙과 ‘우한 프로젝트’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 중국 석유화학 시장 확대에 날개를 달게 됐다. 7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베이징자동차그룹, 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SK㈜가 중국사업 통합 법인인 SK차이나의 최대주주가 된 것 역시 중국시장 진출 및 시장 확대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SK㈜는 더 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계열사 관리에만 주력했던 대주주 역할을 넘어 기업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투자회사’로 변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회사 내 기능과 조직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고 포트폴리오 경영을 강화한 것도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SK㈜는 또 자율·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도입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선언, 지주회사 본연의 가치를 높이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주회사 자체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과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 성장을 위한 직접 투자 및 M&A, 펀드 매니지먼트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 개발 및 직접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는 중이다.

SK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의 약자로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이라는 뜻. SK㈜의 경영이념)추구협의회 김창근 신임의장은 말한다. “올해는 ‘따로 또 같이 3.0’이 대변하는 SK의 새로운 지배구조체제 첫해입니다. 각 사의 자율경영책임 아래(따로), 글로벌 시장공략을 위해 각 사가 함께 힘을 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계열사가 수준 높은 경영역량과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300조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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