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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글로벌경영 넘어 이젠 브랜드경영”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00<br>[INTERVIEW] 정명채 현대자동차 브랜드전략실장

현대차는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브랜드 경영은 그래서 중요하다. 현대차의 브랜드 경영은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이라는 두 토대가 있어 가능했다는 게 정명채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의 설명이다. 정 실장을 만나 현대차의 브랜드 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현대차 브랜드 가치가 이 정도로 높을 줄 몰랐다. 회사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처음 50위권 안에 들었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시장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 가치가 더 올라간 것이 의미가 크다. 현대차가 브랜드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2011년부터다. 이때부터 상품, 영업 서비스, 마케팅, 사내 문화 등 전 부문에서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방향성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와 매뉴얼을 수립했다. 이런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현대자동차가 인터브랜드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한 게 2005년이다. 당시 84위였다. 8년이 흘러 41계단 올라섰다. 이는 현대차가 지속적으로 끌고 왔던 품질경영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인정했기 때문에 다른 부분들까지 수용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차가 추진한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브랜드 경영이라는 동력을 더 얹은 게 속도를 가속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기존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브랜드 경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인가?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가치이다. 모든 산업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품성이다. 특히 자동차는 더욱 그렇다.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언하면서 모든 역량이 품질 향상에 맞춰졌다. 품질경영은 현대차의 DNA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영은 대한민국 기업이 가진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내수 시장이 작기 때문에 현대차도 세계시장으로 빨리 눈을 돌려야 했다.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 판매망을 먼저 구축한 다음 생산 공장을 지었다. 브랜드 경영은 그 토대 위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브랜드 경영은 결국 차별화다. 현대차 만의 색깔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맞는 현대차 만의 색깔을 제시할 때 판매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방향성은 어떻게 잡게 됐나?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자 집단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를 보면 고가의 럭셔리보다는 세련된 프리미엄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던 프리미엄’은 럭셔리한 프리미엄이라기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가치를 주는 프리미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던 프리미엄’은 세 개의 핵심 가치로 이뤄진다. 심플, 크리에이티브, 케어링이라는 속성이다. 아주 창의적이면서 심플한, 감성적으로 고객을 돌볼 수 있는 게 바로 ‘모던 프리미엄’이다.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도 해석한다. 제품상으로는 세련되고 깔끔하고 창의적인 제품이고, 가치로 보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프리미엄이다. 현대차는 대중브랜드다. 대중브랜드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도 가치적으로는 프리미엄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대중차와 프리미엄 차량 중간이라는 포지션은 애매하지 않나?
20~30년 전에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주장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시점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확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럭셔리한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어느 시대나 존재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질 수 없는 가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차가 말하고 있는 ‘모던 프리미엄’은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가질 수 있는 가치이다. 또 트렌드에 적합한 프리미엄을 제공하기 때문에 누구나 갖고 싶은 브랜드가 될 수 있다.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던 프리미엄’은 현대차의 브랜드 지향점이고 ‘뉴 싱킹, 뉴 파서빌리티’는 브랜드 가치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이것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것이다. 벨로스터가 바로 ‘뉴 싱킹, 뉴 파서빌리티’를 여실히 보여주는 제품이다. 현대차가 가고자 하는 브랜드 방향성을 새로운 발상으로 빚어낸 제품이다. 벨로스터가 나왔을 때 독창적 디자인을 보고 많은 경쟁업체들이 놀랐다.


최근 현대차 광고를 보면 감성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하고 있다고 보는가?
‘모던 프리미엄’이 무엇이고 현대차가 지향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소비자들에게 이야기해 줘야 한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첫 번째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라는 광고 캠페인이었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광고 콘셉트를 잡았다. 광고를 통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삶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가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자동차를 통해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함이었다. 1단계는 충분하게 전달이 됐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새로운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차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을 알리기 위한 1단계 캠페인인 ‘리브 브릴리언트’는 효과적으로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경쟁 상대를 어느 업체로 생각하고 있나?
지금까지 많은 부분에서 토요타를 경쟁 상대로 잡았다. 그동안 토요타와의 차이를 줄여가는 활동을 많이 해 왔다. 지금은 현대차의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해 토요타가 현대차를 구매해서 분해해 뜯어보고 있다.

이제 현대차는 폭스바겐을 경쟁관계로 보고 있다. 과거 폭스바겐은 유럽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는 토요타에 뒤처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비자 조사를 해 봐도 향후 구매 의향은 토요타보다 폭스바겐이 높게 나온다. 제품 측면에서 볼 때, 토요타가 이성적이라면 폭스바겐은 감성적인 부분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이제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은 뒤질게 없다고 보고 있는데, 사실 감성적인 측면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폭스바겐을 더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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