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NTERVIEW] 금난새 라움 예술 감독

THE RAUM<br>“최고의 공간에 고품격 럭셔리 결합 라움은 도전과 변화 이끄는 아이콘”

하우스에서의 체임버 연주와 캐슬 웨딩, 럭셔리 브랜딩 행사.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즐기며 교류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소셜 베뉴(Social Venue) 라움의 모습이다. 새로운 분위기를 찾아 호텔이나 공연 예술회관에서 열리던 행사가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금난새 라움 예술 감독은 “우리나라 최고의 건물에 걸맞은 공연 문화를 선보이겠다”며 “도전과 변화를 통한 가치 있는 삶이 라움의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1003@naver.com


첫만남은 낯설고 어색하다. 조심스러울 뿐 아니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접하는 문화공간도 마찬가지다. 영화관에 입장하면 우선 어두 컴컴한 극장 내부에서 자리를 찾아 앉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리에 앉으면 이내 익숙해진다. 결국 낯선 공간은 문화로 익숙해진다.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최고급 건축물로 들어선 우리 나라 최초의 소셜 베뉴(Social Venue) 라움은 2011년에 탄생했다. 이 낯선 공간을 최근 대기업의 제품 브랜딩 행사와 파티, 문화예술 공연, 캐슬 웨딩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채우고 있다.

지휘자로 명성을 이어온 금난새 씨가 라움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라움 예술감독의 역할은 최고의 하드웨어가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포춘코리아가 금난새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라움을 찾은 날도 그는 안드리스 위트만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에게 라움을 소개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다.

그와 인터뷰를 시작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박성찬 라움 회장이 인터뷰 장소에 들어왔다. 박 회장은 “금난새 감독님이 저보다 라움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2014년에 좋은 소식 가지고 포춘과 인터뷰할게요”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말한 좋은 소식이란 내년에 발표할 예정인 라움 건축물의 종합적인 공간활용 방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난새 감독은 박성찬 라움 회장과의 독특한 인연부터 소개했다. “라움이 개관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음악회 지휘를 맡게 됐습니다. 그때 이렇게 멋진 공간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어 ‘여러분, 우리 그분께 박수 한번 보냅시다’라고 말했는데 그 자리에 마침 박 회장이 와서 듣고 있었습니다.” 이후 박 회장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금 감독이 “여기가 참 좋습니다. 그냥 우리 집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자 박 회장이 “그럼 금난새 씨 집 하세요. 예술 감독 하시면 얼마든지 머무르며 집으로 삼아도 됩니다”라고 화답했다.

“라움을 설명할 때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니는데 혹시 공연 기획 등이 부담스럽진 않으세요?”라고 금난새 감독에게 묻자, 박 회장이 슬며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다. 금난새 감독이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으로 보였다.

금난새 감독은 “저는 최초라는 말보다는 도전이란 말을 좋아하고, 도전으로 제 삶을 꾸려왔어요. 라움 역시 계속 도전을 하는 겁니다. 그게 최초일 뿐이지요”라고 대답했다. 인터뷰 중 금 감독은 ‘도전’이라는 말을 참 많이 했다. 금난새 감독은 매년 12월 31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제야 음악회를 최초로 기획해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또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휘자가 직접 설명하고 관객이 클래식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음악회가 브런치, 디너, 와인 등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라움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한 것 또한 금난새 감독의 아이디어다. 그런 그에게 최초는 곧 도전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라움이기에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라움이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고요.”금 감독은 라움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라움은 정말 멋진 하드웨어예요. 유럽의 고성을 옮겨 놓은 듯한 디자인과 건축에 쏟은 정성은 라움만의 특별한 가치죠. 그리고 소리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설계한 체임버홀은 진짜 클래식 음악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진짜 행복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어요. 절대 딱딱하게 굳은 자세로 음악을 듣고 행사에 참석하는 게 아녜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고는 “수천 명이 똑바로 앉아 저 멀리서 연주하는 음악을 그냥 듣는 게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체임버 연주를 들으며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식사하고 와인을 마시며 참석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게 진짜 음악회이고, 거기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나요? 없어요. 이제 시작인 겁니다. 우리나라가 외적 성장 후 내적 성장을 고민하는 것처럼 라움 역시 근사한 건축물을 지은 것이 시작인 셈이에요. 좋은 품질의 프로그램으로 채우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고요”라고 말한 뒤 “외국에 흔한 하우스 콘서트가 라움을 통해 우리나라에 확대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됐죠”라며 웃음지었다. 그의 표정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의 말대로 라움의 철학은 ‘가치 있는 삶’이다. 이를 위해 라움은 4년 동안의 기획, 3년의 공사 기간 동안 2,000억 원을 들여 완성됐다. 건축 자재는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을 장식한 브르고뉴석을 썼다. 미국의 파인아트 아티스트 제니퍼 펄뮤터가 진두 지휘한 르네상스 스타일의 앤티크 마감과 특수소재를 이용한 아트 페인팅 기법은 마치 고성에 머무는 듯한 아늑한 느낌을 준다. 이 밖에도 고풍스러운 분수와 30여 가지의 다채로운 꽃으로 장식한 400평 규모의 그라스 가든과 폰드 가든은 유럽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해 도심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도록 배려 했다. 그는 이런 특별한 공간을 “가치를 아는 사람을 위한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하며 “라움의 아이콘은 하이 클래스예요. 품격 있는 문화를 위한 도전과 변화를 담고 있어요”라고 정의했다.


라움은 공간 활용에 대해 한창 고민 중이다. 웨딩이나 파티, 공연장 중 어느 것 하나로 쏠리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것이다. 최고라고 자부하는 공간에 무엇을 담아 고품격 문화를 선도해 나갈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라움의 특별한 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강남의 한복판에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호텔이나 비즈니스 센터를 짓지 않고 단 4층 높이의 문화시설을 지었습니다. 내적 가치를 추구하는 외적인 변화죠. 그리고 음악회나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편히 만나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고급 문화를 소개하고 나눌 공간과 프로그램을 가지게 된 거예요”라고 소개했다.

금난새 감독은 “라움의 도전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의미해요. 우리 사회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방향을 찾기 위해선 말 그대로 정말 좋은 문화도 필요하다는 것이죠. 고급스럽다는 말은 고급의 문화와 마인드가 함께 함양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라움이 럭셔리 문화공간임을 밝히면서 그 당위성을 설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 감독은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도 없는 이런 럭셔리한 공간에 어울리는 문화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잘산다는 의미는 좋은 문화를 누린다는 것이고 좋은 문화란 어떤 것인지 라움은 계속 고민하며 유니크한 문화, 새로운 아이콘을 통해 변화를 추구해 나갈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라움은 아직 낯설다. 금난새 감독의 말처럼 머무르지 않고 도전하고 변화를 추구하며 공간을 완성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라움은 독일어로 ‘(항해)바람이 뒤에서 부는’이란 뜻이다. 금난새 감독은 우리나라에 품격 있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라움호(號)를 타고 힘찬 항해에 나섰다.

“라움의 도전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의미해요. 우리 사회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방향을 찾기 위해선 말 그대로 정말 좋은 문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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