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이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실비아 매슈스 버웰(48)과 전직 재무부장관 로버트 루빈(75)을 인터뷰 했을 당시, 미국은 이틀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바로 다음날 합의를 이뤄 디폴트는 면했지만, 구 행정부 관저(Old Executive Office Building)의 통풍 좋은 회의실에서 이 둘을 만났을 때만 해도 앞으로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버웰은 과거에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그녀는 1995년 당시 재무부장관이었던 루빈의 비서실장이었다). 당시에도 비협조적인 공화당 때문에 디폴트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그때 루빈과 버웰이 이런 종류의 위기를 헤쳐나갈 연방 정부의 전술을 수립했다. Tory Newmyer
루빈: 우리는 1992년 대선 캠페인에서 만났다. 전화로 실비아를 소개받았는데, 전에는 그녀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곧 이 젊은 친구가 언론을 상대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대단한 통찰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버웰: 밥의 접근법은 ‘소크라테스 문답식’이라 말할 수 있는데, 그리스계 미국인인 나에게 잘 맞는 방식이다.
루빈: 대학시절 한 교수님이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최고의 답은 다른 질문이라고 가르쳤다. 나는 그의 말이 옳다고 믿고 있다. 예산 위기 때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어떤 사실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느냐였다. 자문단을 포함해 실비아와 나, 그리고 다른 몇몇은 민간 연금기금에서 차입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이를 통해 장기간 정부 지출을 충당할 재원을 마련했다.
버웰: 우리는 전례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루빈: 일종의 4차원 체스게임과 같았는데, 실비아는 필요하다면 5차원, 6차원 체스도 둘 수 있었다.
버웰: 우리가 나눴던 대화 중 상당 부분은 ‘프레임 짜기’에 관한 것이었다.
루빈: 언론을 상대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면, 그저 질문에 대답을 하는 데 그칠 것이다. 그러나 실비아의 말처럼 ‘어떤 문제를 명료하게 만들려면, 이해를 돕는 프레임을 짤 수 있어야 한다’. 실비아는 그런 프레임을 짜는 데 탁월하다. (인터뷰가 끝나자 루빈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버웰에게 말했다) “그럼, 행운을 비네. 어서 가서 나라를 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