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리콘밸리에 ‘구애’하는 삼성

[MOBILITY @ WORK] SAMSUNG WOOS SILICON VALLEY

소비자 가전기업 삼성이 기술자들의 마음, 특히 그들의 정신을 얻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By Michal Lev-Ram


대한민국 거대기업 삼성전자와 실리콘밸리의 관계는 그다지 편하지 못했다. 삼성과 애플의 법정싸움은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의 엄청난 성공보다 세간의 관심을 더 많이 끌었다.

그런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몇 개월 전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에 38만 5,000평방피트 규모의 연구소 착공에 들어갔다. 또 팰로 앨토 Palo Alto 중심가에 신생기업 지원센터를 열었고,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개발자 회의를 개최해 지역 인재들의 마음을 잡으려 하고 있다. 삼성이 산 호세 San Jose에 새로 설립한 미디어 솔루션스 센터 Media Solutions Center의 커티스 사사키 Curtis Sasaki 수석 부사장은 “베이 에어리어 Bay Area는 혁신의 중심지다”라고 말했다(삼성은 약 30년 동안 이 도시에서 눈에 띄지 않게 활동했다. 누가 알았겠는가?)

지역 신생기업 및 개발자와 더불어 큰 성공을 꿈꾸는 것은 이 하드웨어 기업에겐 현명하고 시의적절한 시도다. 삼성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으로 더 진출해야 고객과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삼성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전화기, TV, 기타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은 맞지만, 라이벌인 애플이나 구글과는 다르다. 삼성은 자사 제품에서 구동되는 기반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을 통제하진 못하고 있다.

마운틴 뷰에 위치한 삼성의 대규모 연구소는 내년에 개관할 예정이지만, 팰로 앨토 중심가에 있는 신생기업 지원센터는 이미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은 예전에 서점 보더스 Borders의 매장이었던 건물 2층을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편안한 공간으로 꾸몄다. 탁구대, 마사지 의자, 수많은 공짜 스낵이 준비되어 있다. 구글 임원 출신인 데이비드 은 David Eun도 영입해 운영을 맡겼다(그는 좀 더 광범위하게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삼성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Open Innovation Center도 운영하고 있으며, 신생기업 지원, 투자 및 합병과 같은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 신생기업 지원센터의 수용능력이 아직 다 찬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입주하는 업체들의 말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더 많은 신생기업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삼성 개발자 회의는 삼성의 최신 소프트웨어 툴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삼성 TV, 전화기 및 기타 제품의 앱 제작 강좌도 열렸다. 그 후 회의 참석자들은 초대손님으로 등장한 원로 코미디언 데이먼 웨이언스 Damon Wayans를 샌프란시스코 과학관(San Francisco’s Exploratorium museum)에서 만나고, 디제이의 공연도 즐길 수 있었다(웨이언스 또한 디지털 미디어 신생기업의 창립자이다. 이 또한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삼성이 실리콘밸리의 기업가 정신을 활용하려는 첫 번째 외국기업은 아니다. 또 아무리 구글과 유사한 편의시설과 눈길을 끄는 파티를 많이 연다고 해도 소프트웨어 중심의 불분명한 미래에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개발자들이 사치스러운 대우와 높은 연봉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연 매출이 1,880억 달러에 이르는 삼성은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자금도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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