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4가지 조언]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 시대

외국인 관광객 1,200만 명 시대평균 지출액 오히려 줄어 관광체질 개선 시급하다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수가 지난해 1,200만 명을 돌파했다. 1991년 300만 명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12년 만에 4배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1인당 지출 금액(1,207 달러)은 1991년(1,203 달러)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세계 관광객 숫자는 10억 명을 기록했지만 몇 년째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경기 침체를 맞으며 성장률은 제자리이다. 특히 관광 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 국가들은 2010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012년에도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2012년 8.6% 성장하며 세계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 특히 중국,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은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우리나라(2012년 142억 달러)보다 2배에서 4배 가까이 많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손님은 많은데 돈이 안 되는 ‘빛 좋은 개살구’이다. 다양한 국제행사와 인프라 확대 노력을 통해 해외 관광객 모으기에는 성공했지만, 2000년 이후 13년째 관광수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주 거론되는 적자 요인은 늘어나는 관광 지출이다. 즉, 아웃바운드 시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커지는 아웃바운드 시장과는 별개로 실속 없는 인바운드 시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 경쟁력 지수는 전 세계 140개국 중 25위로 주변 아시아국가들 중 가장 낮다. 이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율성이 낮다는 뜻이다. 그 이유로는 앞서 지적한 1인당 지출 비용이 적다는 점 외에도 지난 5년간 거의 변화가 없는 재방문율(2회 15%, 3회 8.5%)을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관광산업 내 인바운드 규모 확대 방안으로 관광 거점 지역 활성화와 산업간 융합을 꼽는다. 국가적 차원의 관광 산업 활성화 방안과 함께 서울, 제주 등 해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자체적인 관광수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서울에만 편중된 관광객(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래 관광객 중 85% 정도가 서울을 찾는다)을 다른 관광 지역으로 분산시켜 체류일과 소비를 늘리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음으로는 의료, 교육, 문화, MICE 등 타 산업과의 융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의 절반이 쇼핑을 주목적으로 삼는다. 2010년까지는 관광지 방문이 주목적이었던 관광 트렌드가 변한 것이다. 다양한 문화를 접목한 쇼핑거리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이다.

또 의료 관광 시장은 연평균 37%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의료 관광 수입은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의료 관광객의 80%가 중국인인데 이들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62만 원으로 내국인(102만 원)보다 훨씬 높다. 또 진료비 1억 원 이상의 고액 환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종합병원 간 유치전이 치열하다. 지난해 12월 말 연세 세브란스병원과 하나투어가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은 국내 최고의 의료 기관과 최대의 문화관광기업이 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육 관광은 주로 주변국가들에서 오는 교육여행(과거 수학여행)이 대부분이고 2012년 2만 5,000명 규모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관광한 국가에 대한 재방문율이 90% 정도로 높은 데다 친한파 육성에 큰 도움이 된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육성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 스포츠나 문화 이벤트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렇게 기존의 관광 자원과 타 산업간 적극적 융합을 ‘창조 관광’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꼽히는 것이 MICE 육성이다. MICE를 통해 유입된 관광객들의 평균 지출액(2,585 달러)은 일반 관광객의 두 배를 넘는다. 또 일자리 창출 능력이 높고 산업간 연계가 다양하며 외화 가득률이 90%에 달해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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