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디지털 시대에는 젊음이 연륜을 이길까?

[INSIGHTS]

by Geoff Colvin

이제는 노쇠한 57세의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 Steve Ballmer-최고경영자로서 지난 14년 동안 주주가치 창출에 기여한 바 없다-는 SNS업체 스냅챗 Snapchat이 뜨는 시대에 IT기업을 운영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일까? 스냅챗의 CEO 에번 스피겔 Evan Spiegel은 지난 2011년까지 맥주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없었던 미성년자였다. 그는 얼마 전 매출이 전무한 스냅챗을 30억 달러에 현금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는 현명한 경영 결정을 내리기에 너무 나이가 어린 것일까?

젊음 대 연륜 논쟁은 항상 존재해 왔지만 특히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과 절박하게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신세대를 구세대와 대결하도록 만드는 매우 보기 드문 전환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디지털화하고 새롭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모든 기업은 누가 경영을 맡아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낼지에 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다음 세 가지 사실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곧 사라질 과도기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World Wide Web)의 주류화가 어느 정도의 변화가 아니라, 구시대와 신시대를 양분하는 역사적 변혁이었다는 점에 동의하자. 스냅챗 창업자 스피겔처럼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던 발머와 같은 부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이런 인터넷 세대들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이용할지 이해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양분된 세상은 분명 일시적인 현상이다. 게다가 세계 인구가 평균적으로 점점 나이가 들면서, 더 높은 구매력을 가진 40대, 50대, 그리고 그 이상의 연령대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은 최소한 10대와 20대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수명이 예전보다 짧아졌다. 이는 디지털 혁명의 매우 중요한 영향 중 하나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젊음이나 젊은 나이가 꼭 장점만은 아니다. 소셜 커머스업체 그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은 2년 전 기업 공개 때 매우 높이 평가받은 바 있다. 그러나 그루폰의 인터넷 기반 쿠폰들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점을 소상공인들이 알게 되면서, 그루폰의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결과들이 곧이어 나왔다. 28세에 그루폰을 창업한 CEO 앤드루 메이슨 Andrew Mason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고, 결국 이사회는 그를 해고했다. 대조적으로 미디어 기업 톰슨 코퍼레이션 Thomson Corp은 시장을 장악했던 2000년, 북미 신문 사업부문을 매각해 디지털 정보 전달에 집중했다. 많은 사람들은 당시 53세였던 CEO 딕 해링턴 Dick Harrington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되돌아보면 당시의 비즈니스 모델 변경은 천재적인 ‘신의 한 수’로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디지털 시대에서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하지만 나이를 떠나 이런 역량을 갖춘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인체의 제약 요소들을 관리하는 것이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미래의 인간을 단순히 신호를 보내는 두뇌로 보는 공상과학적인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었다. 디지털망으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 탓에, 기업가들은 수시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몸과 마음이 무자비하게 혹사당한다. 산업장비 제조업체 디어 Deere의 CEO 샘 앨런 Sam Allen은 거의 쉬지 않고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는 최근 회사의 최고 인재들을 올랜도에 위치한 인재역량연구소(Human Performance Institute)로 데려가 운동생리학자, 영양학자 등과 면담을 갖게 했다. 그는 틈날 때마다 그 결과에 대해 언급한다. “이번에 최고 실적을 꾸준하게 낼 수 있도록 일일 에너지 관리 방법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배웠다.” 급변하는 환경에선 정력적이고 민첩한 몸과 마음이 나이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누가 더 낫다는 건가?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 교체된 300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펜서 스튜어트 Spence Stuart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와 역량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 이 결과는 크게 놀랍지 않다. 아이폰 개발팀에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면서 성장한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는 발머보다 한 살 더 많았다. 어떠한 기업도 매우 다양한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사람들 없이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누가 이런 능력과 경험을 지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재무 과목을 수강하지 않았던 젊은 기업가들은 이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물론 캔디 크러시 Candy Crush 초콜릿을 음료수로 알고 있는 구세대 CEO들도 새로운 세상을 배워야 한다.

오늘날 경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능력은 당신과 당신 팀원들에게 부족한 점을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드물지만 이런 능력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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